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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서 가서 그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와라. 그러면 세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 가지 진리를 깨달은 뒤에야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내려와 그 여인의 영혼을 거두었습니다.
그 순간, '사람의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첫 번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제게 보여주셨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뻤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웃은 것입니다.'
'이 사람은 날이 저물기 전에 죽을 거라는 것도 모르고 1년을 준비하는구나.' 그때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얻지 못했던 겁니다.
부인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눈물을 흘렸을 때, 저는 그 부인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세 번째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절 용서하셨다는 걸 알고서 세 번째로 웃었던 겁니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14~1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왕이 은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혜로우신 은자님, 세 가지 질문에 대답을 얻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떤 때를 기억하고 놓치지 말아야 합니까? 어떤 사람들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며, 어떤 사람들과 더 많이 일해야 하고 어떤 사람들과 더 적게 일해야 합니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며 그래서 모든 일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꼭 기억하시오.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걸 말이오.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때에만 우리가 가진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오. 앞으로 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인데, 오직 그 하나를 위해 인간이 이 세상에 온 것이기 때문이오!"
41~42% [세 가지 질문]
"잘 들어라, 이반. 누가 불을 질렀는지 말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죄 하나를 덮으면 하나님께서는 너의 죄 둘을 용서하실 것이다!"
71% [불을 놓아두면 끄지 못한다]
강도가 눈을 들어 대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나를 이겼습니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걸 그때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때 대자는 걸레를 빨고 나서야 식탁을 깨끗이 닦을 수 있었던 아주머니가 떠올랐다.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에 대한 염려를 그치고 마음을 맑게 할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도 맑게 할 수 있었다. "
96~97% [대자]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中
+) 이 책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10편을 모아 엮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목을 통해 들어봤을 그 작품을 이제야 읽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하며 깊은 일렁임이 느껴졌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말의 의미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은 그 말의 의미가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이 소설이 주는 따뜻한 지혜와 감동은 기독교라는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기독교인들에게는 더 깊이 다가가겠지만, 비종교인에게도 소설로서 충분한 의미와 감동을 전한다고 느낀다.
저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해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등을 잘 드러낸다.
또 이 책에 실린 여러 작품들에서 인간의 여러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란 존재가 이렇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자는 그런 마음을 잘 헤아리는 작가 같다. 더불어 소설 속 사회적 상황과 시대 현실에 대한 묘사도 저자만의 사실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신앙으로 풀어낸 진리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잘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들을 만나서 읽는 내내 뭉클했다. 우연히 집어든 이 책 속 단편소설들을 하나씩 천천히 읽을 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았다.
그 평화를 유지하고 싶어서 더 천천히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종교를 떠나 마음의 평화로움과 따뜻한 희망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