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 - 우울한 나를 돌보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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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날인가?

온갖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날

내 버릇은 감정을 마음의 병 안에 꽉꽉 눌러 담는거야.

그럼 안 보이니까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pp.32~33

모든 것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며

온갖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건 내 고질적인 버릇이다.

이런 성격으로도 살아남으려 스스로 쳐둔 보호막인 셈이다.

그래야 최악의 경우까지 철저히 대비할 수 있고

상처받지 않을 수 있으니까.

p.38

늘 일을 하고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안 그러면 자책감에 시달린다.

아무것도 한 게 없을 때면

생각이 곤두박칠쳐서 너무 힘들다.

늘 생각이 너무 많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그냥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왜 이렇게 힘든거지?

pp.42~43

내 마음은 어두운 곳만 골라서 헤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급적 바쁘게 살려고 한다.

그때까지도 알지 못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속으로 감추기만 하면

마음의 병이 생긴다는 것을.

pp.58~59

"할 일이 많고 모두 중요한 일이라는 건 알아요.

그래도 생산성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면 안 돼요.

매일 하나씩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면 좋겠어요.

크건 작건 상관없어요.

위안이 되는 게 있으면 마음껏 누려요.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어요."

pp.117~118

제가 뭐가 부족하다고...

사랑하는 가족도 있는데...

"그런 인생이라고 시련이 피해가는 건 아니에요.

그런 인생이라고 모든 게 완벽하다고 단정해선 안 돼요.

그 어떤 사람도 우울과 불안에서 자유롭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어요."

p.136

우울증의 원인 중에 단순한 건 없다.

내 경우엔,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쌓인 끝에 생긴 것 같다.

p.150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자.

아프면 잠시 쉬며 치유하자.

p.180

데비 텅, <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

+) 이 책은 프리랜서인 저자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우울 증상을 솔직하게 웹툰 형식으로 그린 그림 에세이집이다.

내향인의 모습을 잘 담아낸 다른 작품들과 더불어, 이 책도 MBTI 검사 결과 INFJ의 성향을 가진 저자의 내면 심리와 생각, 생활 패턴을 잘 담아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던 저자는 어느 날부터 불안, 강박, 우울 등과 함께 공황발작 증상을 겪는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이 있기에 견디려고 애썼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지고 우울하던 저자는 마침내 상담 전문가를 찾게 된다.

그분과 대화하고 상담하며 저자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을 갖고 잠시라도 여유를 갖고 스스로를 바라보곤 한다.

이 책은 그림 에세이 즉, 만화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어서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림으로도 생생하게 묘사된다.

또 상담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하나씩 생각의 전환점을 찾아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도 문장만큼 그림으로 잘 담아냈다.

그렇기에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겠구나 하며 안심이 되기도 했다.

상담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했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상담을 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한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매몰찬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가끔은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걸 가르쳐주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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