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임을 너에게
산밤 지음 / 부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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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실어 보내려다

작은 살랑임에도 날아갈까

일기에 담아 두었어.

종이를 빼곡 채운

그 어떤 인생 이야기보다도

가장 크게 쓰인 너.

p.14

너를 그리는 일은

때로 갈피 없이 흔들리는 선

가끔은 모든 것을 쏟아붓기도 하고

어떨 때는 홧김에 덮어 버리기도 하지.

사랑이네.

p.28

애매한 점수의 성적표.

앞으로도 쭉 이런 인생일까?

애매한 성적, 애매한 나, 애매한 오늘.

미묘한 불안은 탄산과 함께 삼켜.

인생이란 문제에 정답은 없겠지.

미래는 열어 봐야 아는 법이니까.

p.56

목소리를 내어 주고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보석 같은 일이야.

한 철 사랑이라고 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이 마음을 저울질할 수 있는

쉬운 마음은 또 아니야.

p.78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늘만큼은 다들 내게 상냥히 대해 줬거든.

점점 줄어드는 내 말소리에

너는 내 옆자리를 꿰차고 함박웃음을 지어 줬어.

"그럼 내일도, 모레도 내게 와."

p.177

소중한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아흔아홉 개의 케이크를 망친다 해도

백 번째 성공한 케이크를

내어 주고 싶은 마음.

그중에서도 가장 예쁜 조각을 잘라

네 그릇에 덜어 주고 싶은 마음.

p.226

산방, <반짝임을 너에게> 中

+) 표지에서도 느껴지듯 감수성을 끌어내는 예쁜 그림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솔직한 감정 표현의 글이 어우러진 책이다.

파스텔로 그린 듯한 소녀들의 모습은 저자 자신인 듯하면서 우리네 속에 간직한 소녀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렷한 선과 아름다운 색감이 두드러진 그림은 90년대 인기 있었던 만화의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담고 있는데 저자가 써낸 글의 배경적 요소로 작용한다. 각 계절의 분위기와 상황을 제시하지만 큰 줄기는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다.

시처럼 운문 형식으로 작성한 글이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공감하며 설렐 수 있다.

오랜만에 소녀 감수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반가울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과 색감을 즐기고 싶거나 혹은 모방하며 연습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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