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2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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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그만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 집착으로 내게 남아 있는 것들마저 놓치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처럼 어쩔 수 없이 찾아든 병마를 손님처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자 신기하게도 터질 것만 같았던 내 안의 분노와 슬픔이 사그라지고, 불안과 걱정도 잦아들었다.

그 후 나는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매달리는 대신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마흔둘에 찾아온 파킨슨병은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는 삶이야말로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3%

놀랍게도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 자기 일에 몰두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만의 사연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회사에서 상사가 아침에 당신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고 해보자. 당신은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싶겠지만 상사는 출근길에 아내와 말다툼을 해서 기분이 좋지 않거나 윗사람에게 불려 가 문책을 당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당신 탓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꾸만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남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상대방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고 있다면 한 번쯤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4%

무엇이든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면 삶의 통제권을 내가 갖는 것이 된다. 내가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처럼 삶의 통제권을 나에게로 가져오면 상황은 변한 게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우리가 주변의 모든 걸 통제할 수는 없지만 찾아보면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 당장 화를 낼지 말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내 통제하에 있다. 오늘 하루 어떻게 살지도 내가 결정할 수 있다.

22%

자존감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이 상황을 꾸려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모든 일을 혼자 해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약한 부분을 타인에게 기꺼이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고,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약점을 내보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도와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61%

울음은 한없는 어둠으로 우리를 잡아 끌어내리는 슬픔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굿판이다.

그래서 사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다는 건 커다란 축복이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힘들 때는 괜히 씩씩하게 잘 견디는 척하지 말자. 그럴수록 내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 뿐이다. 우리의 슬픔은 관계 속에서 태어난다.

85%

"우리는 나이가 들기 때문에 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ㅡ 조지 버나드 쇼

94%

김혜남,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中

+) 이 책은 제목처럼 여러 가지 생각이 걱정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또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양산해 힘들어하는 어른들을 위해 조언해 주는 구성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 그것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저자가 그들의 상황을 하나씩 살펴보고 공감하며 객관적인 판단을 전한다.

저자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우리의 관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상황들을 가정하며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그런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 방향을 잡아준다.

사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조건적 수용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상황 판단 그리고 적확한 조언을 하는 편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의견을 제시할 때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기분이 든다. 저자의 차분한 어조에서 정신의학과 상담의 분위기도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자기 통제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자기 삶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므로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선택할 것을 권한다.

개인적으로 고립과 독립의 의미를 설명하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행동을 살펴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자기의 약한 면을 드러내며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어려운 이론만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 심리학 서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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