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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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나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은 특히 불행한 시기에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세계를 넣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ㅡ오르한 파묵

2%

만약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며 영혼들의 교차로에서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나려고 엇갈리는 한 영혼을 만난다면, 나는 그 영혼에게 말하리라.

"당신이 상상하는 지구 행성이 아닐 거야. 당신이 생각하는 인생이 아닐 거야. 그래서 하루하루가 난해하면서도 설레고 감동적일 거야. 자신의 관념과 기준 속에 갇혀 있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뜬다면."

7%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는 순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주위로 끌어당긴다. 원하는 것을 말하는 순간, 원하는 그것을 자신에게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에는 예외가 없다.

11%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 그들의 혼이 뼈와 만나는 저 안쪽에서 어떤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저마다의 가슴에는 있다.

18%

우리가 인생을 기다리는 동안 인생은 지나간다.

47%

어쩌면 우리가 작가에게 기대하고 감동하는 것은 삶과 세계에 대한 능숙한 해석이 아니라 그 불확실한 계절에 가닿으려는 시도일 것이다.

우리는 시도하고, 시도하다가 생을 마치는 운명이다.

51%

한 가지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많은 길을 '가지 않은 길'로 남겨 두는 것을 의미한다.

삶은 선택인 동시에 포기의 길이다.

72%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정말 좋은 일이야.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니까."라고 말하는 동화 속 소녀 같았다. 그래서 함께 일을 하는 데도 즐거움이 따랐다. 에고의 주장이나 설득이 불필요했다.

그런 사람은 자주 그리워진다. 말뿐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삶을 기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81%

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中

+) 이 책은 인생에 관한 여러 이야기와 생각을 산문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 본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 우연한 만남에서 얻게 되는 삶의 지혜, 타인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 문학과 음악 등의 예술과 인생의 만남, 자기 삶과 스타일에 대한 솔직한 고백 등을 담아냈다.

저자는 책에서 여러 작품과 작가의 생각을 인용하고, 그에서 비롯된 간접적 경험과 여행에서 겪은 직접적 체험을 기록하며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차분하게 풀어낸다.

한 편 한 편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에서 일종의 잠언 같은 글귀들을 발견하며 희망과 위로를 얻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여러 예술 작품을 알게 되어 간접적 체험 영역을 확대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행과 여행처럼 보내는 일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마음을 먹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고, 이와는 다른 삶을 사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류시화 시인의 글에서는 그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자 하는지 그 일관된 마음이 느껴진다. 그것이 시든, 산문이든 작가만의 섬세하면서 진중한 그리고 따뜻하면서 올곧은 마음이 묻어난다.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무겁고 시선이라고 하기에는 좀 가볍게 느껴지는 그만의 색이 떠오른 달랄까. 이 책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그만의 소박한 생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래간만에 반가운 책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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