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만약에 말이야, 마음이 아프면 꺼내서 얼룩을 지우고 햇볕에 널어 잘 말리면 돼. 다음 날이면 깨끗하게 마른 마음으로 편안해질 거야."

p.52

"하나만 지워. 다 지우면 인생에 뭐가 남겠어... 상처도 인생인데. 가장 아픈 얼룩 하나만."

p.99

"사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마. 그날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장담할 수 없는 너무 먼 미래의 일도 생각하지 마. 미리 걱정하지 마. 그냥 오늘을 살면 돼. 오늘 하루 잘 살고, 또 오늘을 살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을 사는 거야. 그러면 돼."

pp.107~108

"푸훗... 영화 만들다가 광고 회사 다니다 정규직 합격한 다른 회사 다닌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니. 뭐라고 하면 좀 어때, 내 인생인데. 갔다 아님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거지. 눈치 보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정답이라 믿으면 그게 정답이야.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너한테 관심 없어."

pp.167~168

"너를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이해받으려고 하지 마. 얘, 너 자신도 너를 이해 못하지 않니? 나는 나를 이해못하겠던데."

p.176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금 살고 있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한 걸음만 오른쪽으로 걸어도 이미 과거다. 한 걸음 앞으로 걸어도 미래가 아닌 현재다.

p.360

윤정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中

+) 이 책에는 자기 생각 혹은 자기가 꿈꾼 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여자가 등장한다. 그 능력이 있는지도 몰랐기에 본의와 달리 가족들과 헤어져 살게 된다. 많은 세월을 가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자는 그 비법을 알지 못해 오랜 시간 힘들어한다.

그러다가 혹시 사람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과정을 통해 자기 소원을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닌가 깨닫게 되고, 그걸 실천하고자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운영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여자는 세탁소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인생에,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 상처가 된 얼룩을 지워주며 돕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환상적인 요소와 사람들이 꿈꾸는 소망을 잘 복합한 작품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상처와 아픈 기억을 하나라도 지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 일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가 보지 않을까.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지워보고 싶은 상처와 아픔이 있는가 돌아보았다. 어떤 짧은 순간의 상처와, 꽤 긴 시간 동안 겪었던 고통이 떠올랐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지금의 어떤 순간마다 떠올라 나를 단단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 그때를 기억하며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교훈으로 삼기도 하고, 희미해져가는 기억들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여자는 얼룩을 지우면 그 얼룩과 연관된 모든 일들이 사라져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말에는 상처인 얼룩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상처가 정말 아프고 고통스럽겠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지켜내야 할 것들을 찾는 힘이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소재나 표현 면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독자들의 취향이니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가 왜 이런 소설을 썼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여긴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치유해주는 소설이 환상성을 만나 꿈처럼 펼쳐지는 전개가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소설 한 권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또 익숙하지만 다시 한번 더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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