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최정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미디어와 결합한 서브컬처가 주류 문화에 편입되기도 하면서 두 문화 간의 혼재가 발생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 기성 문화에 저항하는 젊은 노동 계층의 집단 문화에서, 같은 문화생활과 집단적 가치를 공유하는 사회 문화로 자리매김한 서브컬처는 지금도 자신을 추종하는 집단을 등에 업고 영역을 넓히고 있다.

p.21

이제 개인의 욕구는 저항이라는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유희의 가치로 자리를 옮겨 가고, 서브컬처는 각자의 관심을 담아 당당하게 향유되고 있다. 그렇게 구성된 서브컬처의 영역은 너무도 다양하기에 누구도 규정하지 못하고, 규정할 수도 없기에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투영한다.

p.25

신화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신화의 기능은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시키는 것이다.

-롤랑 바르트

p.48 [신화와 스타워즈]

이세계(異世界)가 결핍을 이겨 낸 승리의 산물이라면 그곳에서 세계의 밀도를 채우는 생명체들은 표명된 자의식이다.

이세계에서 모험을 함께 하는 환상의 동물은 나와는 다른 세계의 부속물이 아닌 본인의 욕구가 재생산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pp.60~61 [환상의 동물]

기질을 나누고 이를 규정하려는 강압적인 시도는 모든 것을 규격화하려는 근대화의 산물이다.

근대화를 추종하는 사회가 개인의 규격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통제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pp.70~71 [혈액형 성격론]

오롯이 개인일 수 없었던 인공의 숲에서 느껴졌던 분주함에서 벗어난 개인은 공간의 여백을 통해 스스로를 인지한다.

p.111 [캠핑]

그라피티는 저항의 메시지와 조형적 미의식을 탐닉한다는 데서 예술의 영역에 가깝다. 무엇보다 기존의 예술이 용납하지 않았던 무명성으로 진정한 대중 예술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p.122 [그라피티]

최정수, <서브컬처> 中

+) 이 책은 서브컬처로 불리는 다양한 문화 현상의 개념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저자는 초반부에 서브컬처가 무엇인지, 그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이 어땠는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상상, 개인(자아), 세계, 미래 등의 핵심 키워드를 설정하여 그와 관련된 여러 서브컬처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다양한 문화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도 있지만 낯선 것도 있다.

저자는 그런 문화 개념들을 먼저 간단하게 정의하고, 자신의 생각을 짤막한 단상으로 덧붙인다. 글을 읽으면서 문화의 이면에 깔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며 신기하기도 했고,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기에 새로운 시선으로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간 우리는 서브컬처를 '부조리에 대한 저항, 일탈자들의 집단행동, 지배적인 문화나 체제를 부정하고 기존 세대가 향유하던 대중문화를 거부하는 저항 문화, 소비주의와 쾌락을 위한 활동, 신선한 문화' 등 다양하게 생각해왔다.

저자는 그런 서브컬처가 현대에 이르러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문화 간 영역의 구분 없이 혼재되어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 기존 문화와의 차별과 문화 너머의 문화가 존재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며 읽은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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