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학교 - 남몰래 세상을 바꾼 용기
헤더 캠로트 지음, 에린 타니구치 그림, 신소희 옮김 / 북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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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법에 따르면 대농장에 사는 원주민 어린이는 대농장 안이나 근처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주들은 학교 짓기를 거부하거나 아이들이 근처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막았어요.

아이들은 대농장에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중에 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집 저 집을 오가며 수업을 진행했어요. 어느 한 집이 의심받지 않도록 수업 시간에는 모든 집이 불을 켜 두었답니다. 교실을 숨길 수 있는 이중벽이나 누군가 밀고할 경우 재빨리 분해할 수 있는 책상을 갖춘 집도 있었지요.

1988년에 에콰도르 정부는 원주민 아이들에게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원주민 문화와 언어도 가르치는 공립 학교 체계를 복구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40년도 더 전에 카쿠앙고가 시작한 비밀 학교를 따라서요.

카쿠앙고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양이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비치는 것처럼, 교육 또한 빈부와 계급을 떠나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pp.19~21 [에콰도르 농장의 원주민 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희망과 인간성, 그리고 나름대로 저항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비밀 학교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떠나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이전의 삶을 기억할 수 있게 했습니다. 비밀 학교 덕분에 아이들은 배고픔과 게토 안팎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잊을 수 있었지요.

p.30 [게토 유대인들의 정신적 탈출구]

로베 섬에 갇혔던 정치범들은 교육을 통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나고 모든 시민이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는 데 기여했어요. 로벤 섬에서 공부하여 법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만델라는 훗날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로 민주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자 첫 흑인 대통령이 되었답니다.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육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pp.34~35 [인종 분리 정책을 끝낸 남아프리카 정치범들]

비밀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은 한국 전역의 캠퍼스를 휩쓸던 민주화 운동에도 가담했습니다. 남한 사회를 바꾸고 특히 신군부 통치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하는 운동이었어요.

학생 운동은 오래전부터 한국 역사의 일부분이었지만, 광주 항쟁이 일어나면서 바야흐로 급격한 전환점에 이르렀습니다.

6월 항쟁으로 알려진 이 기간 동안 수백만 명이 군사 독재에 항의하려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서울 올림픽이 일 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기에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고, 결국 정부는 시민의 요구를 수용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pp.68~69 [한국 대학생들의 비밀 학회]

헤더 캠로트, <비밀 학교> 中

+) 이 책은 세계 곳곳에 분명히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비밀리에 운영되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부제에서 언급했듯이 '남몰래 세상을 바꾼 용기'있는 사람들 덕분에, 각 나라에서 억압받고 차별받던 사람들에게 희망과 자유가 주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국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국의 책을 밀수입해 공부하고, 사용 금지된 자국의 언어를 남몰래 꾸준히 사용하고, 차별 없이 모든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어디서든 교육을 실천했다.

노예와 유대인, 그리고 감옥의 정치범들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유가 있음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글을 배워 희망을 갖고 좀 더 나은 삶과 세상을 이끌어가길 도운 이들이다. 또한 차별받고 소외당한 여성들의 권리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 연대한 이들도 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비밀리에 존재하는 학교에서 많은 이들이 지혜를 얻어 그들의 삶은 물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기여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첩보원 양성 학교나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대안학교에 대한 설명도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차별과 억압에 대해 같이 논의하면 아이들의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한 사람의 작은 용기를 시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할 기회도 되리라고 느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도 담고 있는데, 그 또한 역사의 한 부분으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곳곳에서 싹튼 희망과 용기의 씨앗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와닿을 것이라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차별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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