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오륜서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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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오륜이 봉건시대 공동체와 개인이 지향해야 할 여덟 가지 추상적 덕목의 개념이라면, <오륜서>는 무사시가 수십 차례의 결투로 체득한 경험의 정수를 자연의 '땅, 물, 불, 바람, 하늘' 다섯 개 영역에 비유해 집대성한 실전적 교훈이다.

p.9

눈에 보이는 현상과 트렌드라는 지류의 기원에 해당하는 원류에 접근하면 전체적 구조를 이해하고 무엇보다 나의 관점을 정립하는 출발점이 된다. 원류를 접하지 않고 타인의 해설이나 손쉽게 접근하는 요약서를 맴돌면 한계가 분명하다. 어떤 분야나 일정 수준 이상이 되려면 원전을 접하고 이해하며 나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p.48

편안하되 안일하지 않고 긴장하되 경직되지 않는 중용의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한다. 싸움의 중심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마음이 본질이고 몸은 현상이다. 몸은 빠르게 움직이지만 마음은 평온하고 몸은 멈춰 있어도 마음은 긴장해 주위를 살펴 적을 봐야 한다.

p.69

상대방을 타격하는 방식은 다양한다. 핵심은 '검, 몸, 마음'의 일치다. 즉 도구인 검, 물리력인 힘, 의지인 마음의 3자를 일치시켜야 힘이 실린 효과적인 공격이 된다.

무심(無心)의 경지에서 나오는 회심(會心)의 타격이란 왕성한 기백을 지니면서도 마음은 냉정한 판단력을 갖고 몸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경지다.

pp.90~91

선장은 배의 성능을 잘 알아야 하며 날씨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크든 작든 모든 싸움에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때마다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넓은 바다에 배를 띄우는 선장의 마음가짐으로 난관을 뛰어넘어야 한다.

<오륜서>, '불의 장'

p.114

실제로 사람을 쓰러뜨리는 방법은 기껏해야 '찌르기', '찍기'와 그 응용 동작이 전부다. 이건 누구나 할 것 없이 똑같다. 다양한 기교를 익혀야만 승자가 되는 건 아니다. 검을 쥐는 방법과 몇 가지 기본 동작만 완벽하게 익히면 장소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오륜서>, '바람의 장'

p.179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일정한 결핍을 가졌던 경우가 많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보완하는 노력의 과정에서 역량을 확장하고 성취를 이룬다.

<오륜서>의 핵심은 현실 경험에 기반한 자신감과 평정심이 승리의 원동력이라는 경험적 교훈이다. 승부의 중심은 몸이 아니라 마음임을 강조하는 무사시는 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외공으로, 강인한 정신력을 내공으로 규정한다.

p.194

김경준, <오십에 읽는 오륜서> 中

+) 이 책에서 말하는 '오륜'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아는 '삼강오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검객, 즉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가 집필한 <오륜서>에 담긴 검술 비법, 승부관, 인생관 등에 주목하여 거기서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설명한다.

무사시의 <오륜서>는 기존 군법 서적이나 유불교의 가르침 등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이 경험한 것에서 얻은 깨달음을 병법서로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언급된 개념들을 검술 기법으로만 두지 않고, 무사라면 지녀야 할 인생관, 승부관 등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을 현대의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한다.

<오륜서>의 구성을 빗대어, 이 책에서도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땅), 융통성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물), 어떤 일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불), 일의 흐름을 파악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바람), 세상의 순리와 도리를 따르는 것(하늘)으로 나눠 구성했다.

나이 오십에 필요한 조언을 오륜서의 지혜를 인용하여 저자가 단상 형식으로 풀이한 책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부록으로 <오륜서> 전문과, <병법 35개조> 전문, <독행도> 전문을 수록해두었다.

이 책은 꼭 오십 대만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면서 무사의 마음으로 삶을 헤쳐나가야 하는 순간이 꼭 오십 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사가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그에 맞는 검술을 하지 않으면 단순히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실패가 아니라 목숨을 잃는 것이다. 그렇기에 신중하게 검과 몸과 마음이 일치해야 승리하여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문제 앞에서 우리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현실적인 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그걸 고려하여 이 책을 펴낸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되뇌게 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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