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가족과 등대섬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
이유진 옮김, 토베 얀손 원작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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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파파는 벌써 며칠 째 몸이 근질근질했어요.

바다가 그립고, 오래전에 무민 가족이 살았던 등대섬으로

항해를 떠나고 싶었어요.

무민마마는 무민파파의 마음을 금세 알아챘어요.

"여보, 떠나고 싶다면 함께 가요. 곧장 짐을 챙길게요."

"정말 멋져요!"

무민파파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어요.

등대섬과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가 떠올랐거든요.

무민 골짜기 바닷가는 깨끗하고 아름다워요.

아무도 쓰레기나 더러운 물을 바다에 버리지 않아요.

바닷가를 따라 예쁜 조가비 같은 보물을 발견할 때

그 틈에서 쓰레기를 찾고 싶지는 않거든요!

무민마마는 예전에 심어 놓은 사과나무가

거센 바닷바람을 이기고 훌쩍 자라서 기뻤어요.

정원에 가꾸었던 다른 식물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어요.

섬에 원래 살던 식물들이 제자리를 되찾았거든요.

'내가 섬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정말 어리석었어.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데 말이야.'

"내가 어디로 가겠어요? 여기가 집인걸요.

그리고 난 이곳이 하나도 지겹지 않아요."

맞아요, 바다는 쉴 새 없이 변해요. 계절과 날씨,

시간에 따라 새로워져요. 그만큼 섬도 달라지지요.

등대지기는 바다가 왜 오염되었는지 설명했어요.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어요.

기후도 변화하면서 원래 살던 동식물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동식물이 차지했어요.

설명을 들은 무민은 슬펐어요.

미이는 화가 났고요. 무민 가족은 생각에 잠겨어요.

모두 바다를 잘 돌봐야 해요!

토베 얀손, <무민 가족과 등대섬> 中

+) 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처음 읽어본다. 그림으로 짧게 접한 적은 있었는데 책 한 권을 읽어본 건 이번에 처음이다.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읽을 것을 권장하는데 초등 전 학년이 보아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만 고려하지 말고, 글의 내용에 집중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족과 친구들은 특별한 대화 없이도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한다. 평소 모험심 강한 무민아빠의 모습을 이해하는 무민엄마는 아빠의 설레는 표정과 사소한 행동에도 등대섬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다 같이 떠나보자는 제안도 먼저 한다.

그들이 예전에 살았던 등대섬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섬으로 향한다. 무민과 친구들 또한 바다를 항해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섬의 새로운 친구들도 보게 된다. 그리고 등대섬이 집이라고 생각하는 등대지기도 만나게 된다.

바다는 한결같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바다는 나날이 새로운 곳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에게 한결같음의 뒤에는 소소한 변화가 늘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바닷가를 거닐 때 조가비 대신 쓰레기를 줍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가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묵직하게 경고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바다를 그대로 보존하려면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보이는 쓰레기는 주워서 바다 환경을 지키자는 것.

이 책은 쪽수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그림에 그려진 것이 무엇인지 이름을 적고, 책의 맨 끝에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아마도 이 책을 여러 번 보도록 구성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족 간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바다 환경을 지키려는 의지, 모험심을 떠날 용기 등등을 좀 더 생각해보게 만든 것 같다.

무민엄마는 등대섬에 정원을 가꾸고 떠나왔었는데, 다시 돌아가보니 등대섬에 존재하는 원래의 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무민엄마가 생각하는 부분이 참 명언이지 않나 싶다. '내가 섬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정말 어리석었어.'

이는 굳이 섬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 내가 존재하는 세계 등도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부분을 넌지시 가르쳐주는 책 같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흐뭇했다.

책의 마지막에 바다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실천해보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책의 그림에서, 무민 가족의 표정에서, 설렘과 즐거움, 걱정과 고민, 희망과 다짐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잔잔한 파도 위에 떠 있는 한 조각 작은 배에 누워서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깨끗한 바다를 위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쓰레기를 주워 분리하고,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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