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 - 췌장암을 꼭꼭 씹어 삼킨 작은별부부의 초긍정 희망 스토리
강애리자 지음 / 어른의시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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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와 본,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큰 병원의 응급실에 들어오니 내가 정말 아픈가 보다, 내가 진짜로 큰 병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보다 더 연약한 아내인데, 내가 늘 보호자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지금부터는 아내가 내 보호자라니...... 눈물이 한 번 터지자 봇물 터진 듯 흘러내렸습니다.

pp.34~35

남자들끼리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깔깔 껄껄 웃음을 웃다가 5번 오빠가 툭 한마디 던지더군요.

"혹시 필요하면, 오빠 수명에서 몇 년 떼어줄 수 있어......"

그 말에 내가 한마디 더 보탰습니다.

"어디선가 내 수명을 검사했더니 백서른여섯 살까지 산다네. 지금부터 칠십육 년 남았으니까, 내가 저 사람이랑 딱 절반 나누어서 삼십팔 년씩 행복하게 살다가 가면 돼."

pp.57~58

성인 남자 하루 기초 대사량이 적게는 1,800kcal, 많게는 2,000kcal라고 하니까 최소한도 2,500kcal 이상은 먹이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스물네 시간 시간표를 짜서 하루에 여덟 끼를 먹이기로 했습니다. 일단 씹어 삼키기가 힘들다 하니까 마시는 걸로 시작을 했지요. 시중에서 많이 파는 단백질 음료(200kcal)를 하루에 세 개쯤 마시고, 밥 한 공기(300kcal)를 계란 프라이(89kcal) 세 개랑 나누어 먹이고, 두유(150kcal)도 두 병, 그 외에 과자 등을 포함해서 2,500kcal를 맞추어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p.95

저희 부부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행복하기"입니다.

p.118

강애리자, <살려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 中

+) 이 책은 저자의 남편이 췌장암 4기로, 남은 수명이 6개월이라고 선고받은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소 건강하고 평범하게 지내던 남편은 등이 아프고 소화가 잘되지 않아서 병원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정말 너무도 갑자기 췌장암 말기이며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들 부부의 소박하고 행복한 일상에 충격적인 선언이 내려진 것이다. 게다가 그가 아팠던 시기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때라 병원에 보호자가 같이 있을 수 없었다. 바로 좀 전까지 함께 웃고 함께 생활하던 남편이 대형 병원의 병실에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때 저자도 남편 본인도 무너져내린다.

만약 남편이 6개월밖에 못 산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떨까?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다. 바로 좀 전까지 함께 웃고 떠들던 남편이 갑자기 큰 병에 걸려서 얼마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다니. 그 순간의 충격은 어떻게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아마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은 그럴 때 쓸 수 있을 것이다.

항암치료와 수술 등으로 힘든 시간을 견디며 다행히 저자의 남편은 건강을 되찾아서 저자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이 책은 그 어려움의 과정을 부부가 같이 꿋꿋하게 감당한 이야기이다. 남편의 투병기와 보호자로서의 저자 심정을 솔직하게 풀어냈고, 각 장의 말미에 매 순간 남편의 마음도 담았다.

저자 역시 나이가 적지 않기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강한 사람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어떻게든, 무엇이든 먹이려고 애를 쓴다. 칼로리를 계산하며 남편의 영양식을 꾸준히 챙기고, 예민한 남편의 반응에도 무던히 참고 이해하며 배려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사랑하는 짝꿍으로서 저자의 모습에서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았다.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생각하고 챙기는 모습에 뭉클했다. 노년의 부부가 함께하며 절망과 고통의 시간을 한 걸음씩 걸어왔다. 지금의 행복은 그 길을 그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항암치료가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알고 있기에 이들 부부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응원하고 싶다. 그들이 말하듯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했으면 좋겠고,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우리가 일관된 삶을 살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은 늘 변수의 연속이다. 엄청난 일이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이들 부부의 말처럼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행복하자고 다짐해 본다. 또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자고 마음먹는다. 가슴 아픈 결말이 아니라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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