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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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호흡에 집중하려고 시도할 때, 우리 마음은 대부분 요요처럼 정신없이 움지이거든요. 몇 차례 호흡을 따라가는가 싶다가도 사소한 일에 주의력이 흐트러지고 맙니다. 그러면 우리는 참을성 있게 관심의 끈을 다시 당겨야 합니다. 당기고 또 당기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하지요.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습니다. 관심을 어디로 돌릴지 또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일에 얼마 동안 관심을 기울일지 선택할 능력도 있지요. 여러분에게도 당연히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pp.38~39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살면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됐던 말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 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 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 속에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pp.64~66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자, 다들 그 주문이 뭔지 궁금하시죠? 바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pp.143~144

"잘 들어보세요.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무작정 믿지 않아야 합니다.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현재 상황을 온전히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온 우주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운행된다는 근본적 진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진실이 뭐냐고요?"

당신이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p.194

'우리는 고요함 속에서 배운다.

그래야 폭풍우가 닥쳤을 때도 기억한다.'

p.219

부처님은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꼽았습니다.

거룩한 마음가짐 중 첫 번째는 자애입니다.

두 번째는 연민입니다.

세 번째는 희열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타고난 능력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네 번째는 뜻밖에도 평온입니다. 평온은 폭넓은 지혜를 담은 감정입니다. 흔히 알아차림이 부르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으로, 부드럽고 총명하여 깨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거룩한 마음가짐들, 우리 마음속의 아름다운 안식처들을 어떻게 기르고 넓힐 수 있을까요? 부처님은 아주 간결하고 분명하게 그 방법을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너 자신부터 시작해야 하느니라."

우리는 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남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때로는 그 사실을 놓치거나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중 대다수는 거의 언제나 이로운 존재가 되고 싶어 합니다.

pp.241~246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p.313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中

+) 이 책의 저자는 이십 대 중반에 대기업의 임원직을 할 정도로 유능한 인재였고 부와 명예를 누린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는 마음의 고요와 평안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태국의 한 사원에서 템플스테이를 경험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길을 떠난다.

그는 약 17년간 태국의 승려가 되는 삶을 선택하여 살게 된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내면의 평안을 찾기 위해서 계속 노력한다. 명상하고, 명상하고, 또 명상한다. 그렇게 승려로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바쁜 삶을 살면서도 끝없이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 스웨덴으로 돌아와 집에서 칩거하며 단 몇 개월 만에 다시 마음의 불안을 확인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몇 년을 연습해도 몇 개월 만에 흩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순식간에 복잡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의 생각이구나.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해온 명상을 다시 시작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명상의 힘을 알리는 강의도 한다. 그것도 잠시, 그에게 갑자기 병이 찾아오고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곧 마음을 다잡으며 이 생을 떠나는 순간까지 마음을 알아차리고 생각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을 보면 동양의 불교 사상이 서양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다가가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양과 서양의 구분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저자가 고민해온 것들에 깊이 공감할 수도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겪는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감정들을 불교의 사상에 힘입어 내려놓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난 사람이다.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마음의 평안과 생각의 단순함을 위해, 저자가 어떻게 마음 비우기를 실천했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그것을 보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의 삶을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에 집중하고, 자기 자신부터 시작하고,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내면의 울림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만나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기억하는 것.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음을 믿고 호흡에 집중하며 끝없이 생각 비우기를 연습하는 것.

이 책은 단지 이런 것이 좋다는 말을 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되기까지 거쳐온 수많은 혼란을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어서, 우리도 그런 혼란의 시간을 겪으며 생각을 내려놓는 과정 중에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가까운 이의 죽음을 어떻게 수용하는지도 보며 우리 자신의 삶과 관계를 돌아볼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언제나 지금에 집중하고, 지금 눈앞의 사람과 눈앞의 일에 몰입하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걸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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