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러운 고독의 맛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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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진자운동과도 같아서 이번에 믿기 힘들 정도의 손해를 봤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일에도 곱절의 에너지를 줘서 진자가 더 크게 증폭될 게 틀림없어요. 그러니까 모리사와 씨의 다음 작품은 영화화되어 베스트셀러가 될 거란 말이죠. 그래서 내일은 미리 축배를 들자고요."

미리 축하한다는 의미의 '예축'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풍습이라고 한다. 지금 내가 겪는 불행이 결국 운과 성공을 불러올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으로, 미래의 성공을 미리 축하하는 것이다.

pp.13~14

독서는 인생의 경험치를 높여 현실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40

지금까지 편집자, 프리랜서 작가, 소설가로 조금씩 직업을 바꿔온 동안 멋진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우선 그들은 기본적으로 설레는 마음과 솔직한 마음을 무척 소중하게 여긴다. 그래서 고통스러운 상황이 닥쳐도 발아래 깔린 어두움을 쳐다보기보다 멀리 있는 한 줄기 빛을 찾으려고 한다. 그들처럼 살아가기 위한 팁은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고민하지 않고 생각하기.

둘째, 후회하지 않고 반성하기.

pp.52~53

'없어도 행복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좋은 의미로 만만치 않은 사람이다. 행복의 허들이 매우 낮아서 불행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없어도 행복하다는 것은 곧 '조금만 있어도 훨씬 행복하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시작 지점에서부터 이미 행복하니 앞으로 다가올 행복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행복이 된다. 계속 행복만이 다가오는 것이다.

pp.85~86

데뷔 소설로 상을 받고 화려한 등단을 하든지 편집자에게 우선 눈에 띄어 인정받고 출간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려면 다음 세 가지의 습관을 갖는 게 좋다.

첫째, 많이 읽을 것.

둘째, 많이 쓸 것.

셋째, 마치 시인이 된 것처럼 일상을 주의 깊게 그리고 온전히 느낄 것.

pp.118~119

"센 사람과 약한 사람의 차이는 한마디로 뭘까요?"

"그것은 솔직함이겠죠."

p.292

모리사와 아키오, <사치스러운 고독의 맛>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일상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 등에 대한 에세이를 엮은 것이다. 짤막한 단상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으로 읽는 순서 상관없이 편히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보아도 괜찮은 작품이다.

저자는 자신의 소설이 더 널리 알려질 좋은 기회가 무산되어 울적해할 때, 불행한 일이 있으면 행복한 일이 찾아올 테니 미리 축하한다는 지인의 말에 어리둥절해한다. 하지만 얼마 뒤에 정말 신기하게 그의 소설은 영화화되었고 그는 좀 더 유명해졌다.

이런 일례를 통해 저자는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라는 걸 깨달으면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삶을 살고자 다짐한다. 또 즐겁게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모든 소소한 것들을 지지한다.

휴대 전화를 비롯하여 문물의 상징이 되는 것들을 두고, 자연의 품에서 야숙을 하던 때를 언급하며 작고 소소한 것들까지 감사해하던 그 마음을 떠올린다.

또 저자는 음식이나 커피, 차 등을 맛있게 먹던 순간을 생각하기도 하고, 세상의 기준인 상식이 아니라 자기만의 잣대로 세상을 살아도 괜찮다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글쓰기의 가치와 그 이면에 있는 어려움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며, 다량의 독서와 다작의 글쓰기가 지닌 끈질긴 힘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관찰하는 힘, 디지털 문물을 멀리할 때의 가벼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 고독과 여유로움의 가치 등에 대해서도 풀어낸다.

짤막한 에세이들이기에 조금씩 여러 번 읽는 것도 괜찮다. 울적하거나 속상한 날들 앞에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소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이웃과의 수다라고 생각하며 가뿐한 마음으로 읽고 공감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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