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 철학 논고 비트겐슈타인 선집 1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영철 옮김 / 책세상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말]     도대체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명료하게 말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들은 침묵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므로 생각에 한계를 그으려 한다. 또는 차라리, 생각이 아니라 사고의 표현에 한계를 그으려 한다.

                                                     

              

 4. 003     철학적인 것들에 관해 씌어진 대부분의 명제들과 물음들은 거짓말이 아니라 무의미하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이런 종류의 물음들에 대해 결코 대답할 수 없고, 다만 그것들의 무의미성을 확립할 수 있을 뿐이다. 철학자들의 물음들이나 명제들은 대부분 우리가 우리의 언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그것들은 선(善)이 미(美)보다 다소 동일한가 하는 물음과 같은 종류이다.)

     그리고 가장 깊은 문제들이 실제로는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4.1212     보여질 수 있는 것은 말해질 수 없다.

                                                                        

 

5. 61     논리는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다. ; 세계의 한계들은 또한 논리의 한계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논리학에서 이렇게 말할 수 없다. 즉 이것과 이것은 세계 내에 존재하고, 저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외견상 그것은 우리가 어떤 가능성들을 배제한다고 전제하게 될 터인데, 이는 사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논리는 세계의 한계들을 넘어가야만 할 테니까; 요컨대 만일 논리가 이 한계들을 다른 쪽으로부터 고찰할 수 있다면 말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생각할 수 없다 ; 그러므로 우리는 또한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도 없다.

 

 

6.43     선하거나 악한 의지가 세계를 바꾼다면, 그것은 단지 세계의 한계들을 바꿀 수 있을 뿐이지, 사실들을 바꿀 수는 없다. 즉 언어에 의해서 표현될 수 있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

     간단히 말해서, 그렇다면 세계는 선악의 의지를 통해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세계는 전체로서 감소하거나 증가해야 한다.

      행복한 자의 세계는 불행한 자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이다.

 

 

6.522     실로 언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것은 드러난다, 그것이 신비스러운 것이다.

 

7.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中

 

 

+) 가라타니 고진의 [탐구]를 읽으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 흥미로웠다. [논고]는 [철학적 탐구]와는 다른,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저작이다. 그의 초기 세계관이 드러난 책인데, 이것만 읽자고 들면 복잡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하며 읽어야 한다. 

 

가볍게 참고 서적들을 훑어보고 읽어보면 그의 논리에 빠져들게 된다.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제법 새로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글쓰기 방식은 독특하다. 나름의 체계일지는 모르나, 숫자로 내용을 정리하고, 그 숫자에 맞춰 자신의 주장에 따른 근거를 계속 덧붙이는 방식이다. 정리할 수 없는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기존의 철학이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해결 자체의 무의미함을 이야기하며 '이론'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시각은 새로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비엔타 학파의 지적대로 비트겐슈타인이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글로 체계화시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의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니까.

 

어쨌든 [철학적 탐구] 읽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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