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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박준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평점 :
"기록을 해야 하니 내 질문에 답해 주겠니? 너와 더 이상 상담할 필요가 없는지 아니면 좀 더 상담을 길게 가져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거든."
그 순간 내가 느낀 것은, 어떠한 것이 거짓 없는 사실이라 해도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가 부족한 일부의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존재해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거나 외면해 버린다는 것이다.
p.15
"물론이지. 나무들은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말을 걸어 보지만 모든 것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지. 그건 아마 나무는 말은 하지 못한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나무의 목소리가 들려도 무시하거나, 바람이 내는 소리로 생각하거나 듣는 사람이 너무 바쁘거나......"
p.30
"괜한 고생하지 말고 오아시스 찾는 걸 포기할 만한 핑계나 명분을 만들어 봐. 만약 다른 이들이 왜 그리 쉽게 포기했냐며 널 비난하면 그때 네가 만들어 놓은 명분과 핑계를 얘기해. 그럼 아무도 널 비난하지 못할 거야."
p.54
"나무를 키우는 이유가 뭐야?"
남자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왜?"
"비겁하지 않고, 오만하지 않고, 남에게 친절한 알맞은 어른으로 다시 자라고 싶으니까."
p.74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냐.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 바다는 정말 많은 것을 감추고 있거든."
p.140
"정성껏 돌봐 주면 언젠간 너희들 마음을 알아줄 거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단다."
p.166 [금붕어의 풍선 여행]
박준형,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中
+) 이 책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과 [금붕어의 풍선 여행]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첫 번째 소설은 꼭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고 두 번째 소설은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동화 같다. 동화 같은 소설을 접하면서 갈래의 복합이 주는 매력을 만난 듯 하다.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은 말하는 나무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존재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에서 그는 평범하지 않고 좀 특이하며 간혹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취급받는다.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해도 일반인의 기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그들의 무리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믿는 진실, 즉 말하는 나무를 만나기 위해 꾸준히 애를 쓴다. 그리고 그는 결국 말하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그의 굳건한 믿음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
이 소설을 판타지 소설이라고 여긴다면 일반적인 사람들인걸까. 이 소설을 개연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여긴다면 주인공처럼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판단해야할까.
이 글은 읽을수록 소설과 동화의 장르 복합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굳이 어느 한쪽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나무와 나무의 친구가 되고 싶은 주인공을 보면서, 희망과 절망 그리고 우직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금붕어의 풍선 여행]은 소설이라기 보다 한 편의 동화 같았다. 아름다운 금붕어 한 마리가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 작품이다. 어떻게 친구를 사귀는 것인지 아이들의 시선에서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금붕어의 거만한 태도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로 변해갈수록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소설과 동화 모두를 접한 기분으로 읽은 듯 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