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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군대에 보내다
진동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9월
평점 :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는 대화에서 동기들이 말을 골고루 하게 배려해 주고, 잘 들어 주고, 재미가 있고 듣기 좋게 얘기해서 듣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게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감동했어요. 앞의 두 친구가 저한테 그랬어요. 저한테 "너는 배울 것이 많고 성숙한 것 같다"라고 해요. 스승님이래요. "고민이 있으면 너한테 물어볼게"라고 하더라구요.
엄마 아빠의 품을 벗어나서 스스로를 책임지고 저 스스로에게 의지하고 엄마 아빠 말고도 마음을 공유하게 이해받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배운 것이 진짜 많아요. 여기에서 잘 지내고 건강도 잘 챙겨서 이 시간들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거예요.
pp.61~63
이제 확실하게 느꼈어. 행복은 상태의 기울기야. 집에 있을 때는 편의점 가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 귀찮다고 느낄 때도 있는데 여기 있다보니까 작은 보상에도 엄청 해복한 거야. 부식으로 초코파이가 나오거나 훈련 받다가 물을 마시는 것, 불침번을 서지 않는 날 밤에 누웠을 때, 하루 3끼 밥을 먹으러 가는 시간들, 군대 가기 전이랑 행복의 기준이 달라진 것 같아.
p.68
어쩌면 아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래에 대한 걱정만 하는 것보다 현실에 적응을 해 가며 현재를 행복하게 지내는 아들이 오히려 더 현명할지 모른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도. 하루하루 건강하게 잘 지내는 아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p.81 [아들과 나눈 편지]
핸드폰이 고장난 것은 마냥 비극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덕분에 중독 증세가 멈췄고 현재를 자각하게 된다. 사실 지금 하는 이 행동들은 수리비가 아까워서 그런 것이지만 어쨌든 이미 일이난 일은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고 일어난 것이라고 믿고 싶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 맞나 보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핸드폰만 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글을 쓰면서 삶에 희망을 느끼고 있다.
사람은 하루에 50000가지 정도의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대부분은 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까 세타파는 매우매우 중요하다.
자고 일어나서 세타파가 나온다. 이때가 나의 무의식을 바꾸기에 가장 좋은 골든 타임! 그때는 꼭 좋은 말과 행동을 해야겠다.
pp. 196~198 [코로나 19 속에서의 군 생활]
진동식, <아들을 군대에 보내다> 中
+) 이 책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뒤 걱정되고 헛헛한 마음에 써내려간 아버지의 에세이와, 아들이 군대에서 생활하며 보내온 편지와 일기 등을 모아 엮은 것이다. 입영 영장을 받고 육군 훈련소로 들어서는 아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걱정어린 시선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요즘은 '더 캠프'라는 앱을 통해 훈련소로 위문편지를 보낼 수 있기에 저자인 아버지는 매일 편지를 쓴다. 그리고 아들이 무사히 자대 배치를 받아 인제에서 군생활을 하며, 콜렉트 콜과 휴대전화 카톡 메시지 등으로 가족에게 안부를 전한다.
이 책은 크게 아들을 군대에 보낸 아버지의 시선과 군대에서 생활하는 아들의 시선으로 나누어 구성된다. 전체적으로는 그 시선들이 섞여 있지만, 큰 틀은 그렇다. 곧 군대에 갈 사람들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궁금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요즘 군인의 가족들은 어떤 방식으로 군인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지, 어떤 순서대로 군생활이 진행되고 있는지, 선임과 부대장들과의 연락은 어떻게 하는지, 코로나 19 시기의 군생활 모습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모습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아들이 제대한 것도 아닌 듯 한데 왜 이 글을 쓰나 궁금했었다. 다 읽고 나서야 저자가 아들의 제대 기념으로 군대에서 주고 받은 편지와, 아들의 글, 아들이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의 마음과 가족들의 모습 등을 책으로 엮어 선물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모습에 내 마음이 함께 따뜻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군대에 가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되었고, 또 요즘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뒤에 어떻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 등의 모습도 알게 되었다. 몸이 약한 아들이 군대에서 한층 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된 듯 해서 나도 같이 뿌듯했고, 한없이 깊고 넓은 부성애를 보며 부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