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 미니멀리스트 단순한 진심의 소소익선 에세이
류하윤.최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3월
평점 :
작은 집을 꾸미는 최고의 인테리어는 바로 '꾸미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물건이나 가구를 들이려고 할 때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이 물건이 여백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을까.'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답은 나왔다. 대부분의 물건이나 가구는 여백과 바꿀 만한 가치가 없었다.
pp.22~23
어른들은 내게 말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해진다고. 그 말은 맞았다. 하지만 영상을 만들며 누구보다 행복했던 나는 그 좋아하는 마음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불행해졌다. 어른이 말해주지 않은 것은, 좋아하는 일이 싫어지지 않도록 잘 지켜내는 법이었다.
일이 삶을 넘어서는 순간 나는 지쳐버렸다. 일 밖에도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있다. 산책하고,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운동을 하고, 여행하는 시간을 놓치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내 삶은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다.
pp.51~52
'내가 하는 일이 나 자신과 동일하지 않다'는 스님의 말은 이런 나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했다. 타인의 평가는 나의 작업물을 향한 것이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다. 그걸 받아들이자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이 이전보다 덜 두려워졌고, 일하는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실수하지 않고 잘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매번 나를 갈아 넣으며 일했는데, 그런 습관도 조금씩 변해갔다.
p.55
이렇게 살다 보니 '어디에 돈을 쓰고 어디에 쓰지 않을지'에 대한 우리만의 기준이 명확해졌다. 이 기준을 세워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언제 웃고 놀라고 즐겁고 만족스러운지 부지런히 살피고, 우리에게 필요한 행복에는 기꺼이 돈을 쓰기로 했다.
pp.72~73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함을 견뎌야 했고, 견디다 보면 더 큰 불확실함을 견디는 힘이 생겼다. 그 힘 덕분에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해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다.
p.120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ㅡ 괴테
p.123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하는 사람이고, 과거의 우리가 내뱉은 말에 얽매여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p.229
수많은 물음에 답하며 내가 내린 결론은,
모든 질문에 곧이곧대로 답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p.237
류하윤, 최현우, <작고 단순한 삶에 진심입니다> 中
+) 이 책의 저자들은 스스로의 삶에 여유를 주며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다. 평범한 삶과는 조금 다른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운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 삶에 적용하며 주변의 환경을 전환한다. 서울을 떠나 동해의 주택에서 살다가, 다시 8평 원룸으로 이사하며 그들의 삶의 여유는 좀 더 단단해진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사회나 가정에서 그어 놓은 선을 넘어보지 않고 산 사람이라면, 저자들의 선택이 조금은 과감하고 놀랍기도 하다. 물론 요즘 청춘들에게 새로운 도전이란 일반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가 지켜온 선을 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이들의 선택을 응원하며 책을 읽었다.
최소한의 경비로 해외 여행을 떠나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삶, 그곳에서 배운 북바인딩 기술을 살려 자기 인생을 꾸려가는 삶, 도시를 떠나 자연에 가까운 곳에서 생활해보는 용기있는 삶, 작고 작은 집에서 두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 아낄 때는 아끼지만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일에는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믿는 삶.
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삶을 꾸준히 지켜가고 있다. 간혹 현재의 삶에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잘 견디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고 산다면 작은 집도 얼마든 넉넉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비우는 것이 곧 여유를 얻는 것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다.
저자들의 도전처럼 나도 한번쯤은 이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미니멀 라이프를 화제로 삼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자기가 그은 선을 넘어보는 용기가 어떤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따뜻하고 진솔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