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보살펴 줄게
마리아 로레타 기랄도 지음, 니콜레타 베르텔레 그림, 이정자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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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씨앗이 있었어요.

작은 씨앗은

넓은 세상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외롭고 두려웠어요.

땅과 물과 하늘은 씨앗을 보고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울까.'라고 생각했어요.

땅이 씨앗에게 말했어요.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보살펴 줄게."

땅은 흙으로 씨앗을 포근히 감싸 주었어요.

마리아 로레타 기랄도, <내가 너를 보살펴 줄게> 中

+) 이 작품은 자연의 순환성을 드러내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아주 작은 씨앗이 낯선 세상에서 처음 두려움을 겪을 때 바로 곁에 있는 땅과 물과 하늘은 기꺼이 씨앗의 벗이 되어 주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 이 작고 연약한 생명체를 보듬어 준다.

각자 그들만의 사랑법으로 씨앗을 보살펴 주자 씨앗은 점점 크고 건강한 나무가 된다. 씨앗이 한 그루 나무가 되는 과정에서 느꼈을 넉넉함과 든든함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아이들이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어른들이 땅과 물과 하늘처럼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존재가 되어 준다면,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세상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배려부터 배운 나무는 당연히 자신을 찾아온 작은 새를 품에 안아 준다. "내가 너를 보살펴 줄게." 나무의 이 말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따뜻한 마음을 베푸는 걸 느끼며 배우고 자란 아이들은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선행을 바로 실천한다는 것을.

그 점은 이 작은 새가 어미 새가 되면서 확실해진다. 자신의 새끼 새를 정성으로 안아주고, 나무의 손이 닿을 수 없는 또 다른 존재에게 베풂과 배려, 그리고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는 '너'를 보살피고 감싸안으면서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 그리고 그 '나'는 곧 '너'이고, 그 '너'는 곧 '나'가 되기 때문에 이 책의 존재들은 모두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한다. 그렇게 나와 너가 '우리'가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연 순환의 순리와 자연 친화적인 감성을 잘 담고 있다. 그것에 덧붙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이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외로운 존재에게 기꺼이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를 가르쳐줄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만큼이나 아름다운 색채를 부드럽게 자아내는 그림까지 인상적이다. 아이들에게 천천히 읽어 주며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줄 시간을 주었으면 한다. 그림이 내용과 잘 어울리기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괜찮은 듯 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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