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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김경선 지음 / 머메이드 / 2022년 2월
평점 :
절판
글을 쓰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고 나면 작가가 아니라 그 캐릭터가 글을 이끌어가는 순간이 있어요. 인생도 비슷한 거 같아요. 하나의 점처럼 시작된 사건이나 일 하나가 또 다른 사건과 일을 만들어내고, 이 '점'들이 늘어나 어느새 서로 연결되어 인생이 되곤 하니까요.
pp.7~8
"난 아침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거 아닐까."
엄마들은 아이에게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모두 자기 탓인 듯 괴로워하고 자책한다. 매 순간 엄마 노릇을 잘 하기 위해 애쓰지만, 아이에게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완전히 사라질 리 없다. 그래서 엄마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기도뿐일 수 있다. 종교가 있건 없건,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건 마음을 다하는 것이 엄마의 일일 것이다.
pp.56~57
결혼 후 나는 며느리가 된다는 건 신분제에서
가장 낮은 계급이 되는 건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시댁 식구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었다.
시댁 식구들은 나를 배려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배려.
나의 위치나 감정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p.70
- 글쓰기 단계
1. 책의 콘셉트 정하기 (누가 읽을 것인지, 어떤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담을 것인지 등)
2. 관련 자료 찾아 읽기 (정보가 쌓여야 글을 쓰지!)
3. 목차 만들기
4. 본격적인 글쓰기 (첫 문장 쓰기가 관건! 일단 써야 한다)
5. 슬슬 써질 리가 없지. 이럴 땐? (글 쓰는 자신을 달래는 각자의 방법 만들기)
p.100
맨바닥에 해딩하듯 글쓰기를 이어간 나의 경험에 비춰 결론부터 감히 말하자면, 작가가 되는 유일하고 독특한 방법 같은 건 없다. 나는 '그저',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한다.
p.256
그래서 글쓰기는 수정의 연속이다. 글을 잘 쓰는 것은 결국 글을 열심히 고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p.282
사람의 마음은 말랑한 듯하지만 의외로 완고한 것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 하나 어쩌지 못해 괴롭고, 고통스러워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더욱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p.285
김경선,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 中
+) 이 책의 저자는 오랜 시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책을 만드는데 참여하게 되었는지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자가 고민한 흔적과, 한 걸음씩 나아가는 노력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말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지난 삶을 돌아보니 자신은 늘 글쓰기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책을 만드는 일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다.
결혼을 하고 여러 역할을 해내야 하니 그 부담감이 컸을텐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순간의 마음들을 숨김없이 기록해놓았다. 아이 엄마로서의 역할, 편집자와 작가 사이 기획자로서의 역할, 며느리와 딸의 역할,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에서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역할 등.
저자는 그 모든 역할을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부족했을지 몰라도 저자가 그 역할들을 피하지 않고 부딪히며 애썼다는 점이 이 책에서 드러난다. 책을 만드는 기획자의 모습, 워킹맘의 모습,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만드는 작업에 여러 사람의 균형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아이를 둔 엄마가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첫 문장부터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말처럼 그저, 꾸준히 쓰는 그런 사람이 작가니까 말이다.
꽤 두꺼운 분량의 에세이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내용이라 단숨에 읽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을 만드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예상 독자에 맞게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를 통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종류의 꾸준한 글쓰기가 스스로를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도 깨달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