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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아닐지라도
전민진 지음, 김잔듸 사진 / 비타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커피는 세계적으로 하루에 25억 잔씩 소비된다. 이 엄청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커피가 자라는 적도 주변 열대 우림은 계속해서 커피 농장으로 바귀고 있다. 세계 열대림의 절반 정도가 이미 사라졌고 지금도 매년 한번도 면적 크기의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애써 일군 농장을 두고 또 다른 농장을 개발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p.45
"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콩 20kg이 들어요. 그 한 자루면 스무 명이 먹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스무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걸 한 사람이 먹어버리면 어디선가 그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숲을 밀어내고 또 경작지를 만들어야 해요. 어려운 나라는 굶게 되죠. 내가 사는 동네만 생각하지 말고 세상을 길게, 더 멀리 봐야 해요."
p.51
커피를 끊을 자신은 없지만 지구가 걱정된다면,
아래 네 가지 커피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유기농 커피 / 친조류 커피 / 열대 우림 연합 인증 커피 / 공정 무역 커피
p.59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
지구법은 말하자면 자연에게 법인격을 부여해 '자연의 권리'를 대변하는 법이다.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 사용한 예는 이것이다. 만약 강에 댐을 건설하려고 한다 치자. 기존대로라면 우리는 지역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본 뒤 합의 하에 댐을 세울 것이다. 하지만 지구법 입장에서는 다르다. 강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 댐 건설로 직접적인 훼손을 입는 것은 가장 먼저 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강은 말이 없다. 이를 대변하는 법을 바탕으로 사람이 변호한다.
p.131
두 다이버가 바다 속에서 쓰레기를 줍는다. 쓰레기 한 보따리씩 어깨에 짊어진 그들에게 누군가 묻는다.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될까요?" 그러자 이들은 대답한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귀잖아요." 단숨에 카피를 외워버릴 정도로 내게 강렬하게 다가온 박카스 광고다.
p.136 [바다를 대변하는 사람들]
실제로 축산업은 인간이 발생시키는 전체 온실가스 중 18%를 차지한다.
가축이 자랄 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푸른 숲을 밀어야 하거니와 이미 전체 농경지의 70%를 이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물 부족을 초래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 데는 약 680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우리가 두 달 동안 샤워하는 데 쓰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p.288 [80% 비건도 괜찮아]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와 생태주의의 교집합은 분명 있을 거예요. 친환경과 재활용이라는 딱지만 붙인 채 물건을 더 많이 생산하기보다 수리와 재사용 쪽으로 자본을 분배한다면 생산량을 줄이면서도 자본 총량은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p.369 [제로가 아니어도 괜찮아]
전민진,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中
+) 이 책은 자연을 위해 소비와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선택한 저자가, 환경을 보호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비롯하여 업사이클링을 하며 사는 사람, 미니멀리스트로서 소비를 줄이는 사람, 그리고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종자를 키우고 연구하는 사람 등등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고기 등을 생산하고자 사람들이 얼마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지 알게 된다. 또 바다에 떠다니는 35년 전의 과자봉지가 전혀 썩지 않고 발견되는 것을 보며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사지 않음으로써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 육식보다 채식을 즐기는 삶, 기존의 물건들을 재사용 및 재활용하며 사는 삶, 자연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기에 우리 마음대로 자연을 사용했다면 꼭 그만큼 자연을 되살리는 삶.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철저하게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더라도, 완벽하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되도록 잊지 말고 환경을 먼저 떠올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적어도 내가 자연을 생각하며 행동한 그 한번의 순간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더 환경에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