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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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 니체

p.18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는 사랑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랑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려면 명상이 필요하다. 물론 이 명상은 혼자서 할 수 있다.

사랑하려면 우선 혼자가 되어야 한다. 홀로 명상하여 잠들어 있는 영혼을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해야 한다. 이렇게 자신에게 집중할 때, 비로소 온몸으로 '지금 여기' 현재의 순간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그런 뒤에야 드디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이처럼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동할 때, 우리는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p.69

세계는 사람이 취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따라서 사람에게 이중적이다.

- 부버, [나와 너]

p.75

명상을 간단히 말하면, 단순히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명상이라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생각의 눈을 감는다'고 해서 '명상'이다. 이는 생각해야 할 문제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두뇌를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명상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없다. 단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이고, 무언가를 눈으로 보더라도 거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 일이다.

관조는 두뇌를 작동시키지 않고 무언가를 가만히 보는 일이다. 무언가를 보지 않아도 명상에 몰입할 수 있지만, 관조는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머리를 쓰지 않을 때 도달할 수 있다.

외부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일, 자기 내면에 도사리는 갖가지 근심과 감정에 쏠린 의식 자체를 버려야 한다. 그렇게 내면이 온전히 비워질 때 관조와 명상이 가능해진다.

pp.118~122

불교 의식을 따르지 않더라도 세상의 가치관과 세계관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있다. 바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저 관망하는 것이다.

'예사롭게 일어나는 일'을 그저 관망한다면, 매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불과할 것이다.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 나가는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131

인생은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을 것, 이미 가진 것과 세상에서 얻은 것을 전부 떨쳐낼 것. 이 두 가지가 '생각하지 않는 상태'의 기본이다.

p.149

- 명상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

집중력이 강해진다 / 시간이 한층 깊어진다 /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다 / 흔들리지 않는 인격이 형성된다 / 윤리관이 넓어진다

pp.180~186

시라토리 하루히코, <니체와 함께 산책을> 中

+)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 7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명상, 산책, 고독 등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며 실천한 철학자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그런 명상을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것을 권하며 명상의 효과와 의미를 되새긴다.

어렵게 쓰인 책이 아니라서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산책과 명상, 그리고 관조와 고독이 따로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그것이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의 말처럼 내 안의 것과 외부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내면을 비우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명상이란 긍정적인 의미를 짓는다든가, 일부러 상황을 외면한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워 고독한 상태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 어떤 것에서 의미를 두지 않는 것.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 복잡한 현실에 익숙한 우리니 명상을 시도하기 위해 니체가 했듯 산책과 걷기부터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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