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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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에는 다 길고 깊고 복잡한 사유가 담겨 있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그런 사유를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는 책이다.

p.13

산문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내가 제안하는 목표는 '한 주제로 200자 원고지 600매 쓰기'다. 200자 원고지 600매는 얇은 단행본 한 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분량이다.

그렇게 한 주제로 600매 분량의 원고를 쓴 뒤 지인에게 보여주자. 원고지 100매 분량의 단편소설이라면 여섯 편을, 원고지 30매 분량의 에세이라면 스무 편을 쓰라는 말이다. 하나의 제목 아래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글들이어야 한다. 실용서도 마찬가지다. 제본 방식은 자유이고 전자문서 형태라도 좋지만, 보는 사람이 그걸 한 권의 책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완결된 형태로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무엇이든 반응을 들어보라.

다시 말해 '작가'가 아니라 '저자'를 목표로 삼으라는 게 내 조언이다.

pp.21~23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물론 멋진 책을 쓰는 게 제일 좋다. 그리고 형편없는 작품을 내고 괜히 썼다며 후회하는 것과 책을 아예 쓰지 않고 후회하는 것, 둘 중에서는 졸작을 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 졸작을 써도 실력과 경험이 쌓이고, '다음 책'이라는 기회가 또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아무 기회도 없다.

pp.67~68

완전한 형태로 오는 영감은 없다. 모든 영감은 다 불완전한 형태로 온다.

긴 낚싯대처럼 질문들을 던져 그 영감 덩어리를 낚아야 한다. 던져야 할 질문들은 이렇다. '나는 이걸 왜 이상하다고 여겼을까? 여기서 어떤 점이 이상한 건가? 이걸 내가 왜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지? 이 부분인가? 저 부분인가?' 해답을 찾아내라는 말이 아니다. 그 눈길 끌고 이상하고 대박이었고 '엥?'이었던 파편 앞뒤에 당신만의 이야기를 보태라는 것이다.

서너 조각이라도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면서 서로 붙이고 이어보는 일이 중요하다.

pp.98~103

사실 나는 소설가들이 어떤 요소를 창작의 중심에 놓았느냐를 놓고 소설 장르를 구분하는 편이 기존 분류법보다 훨씬 정확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순문학, 대중문학, 장르소설 같은 구분은 모호할 뿐 아니라 기이한 위계까지 낳는다. 그보다는 인물-문체 중심 소설(흔히 순문학이라 부르는 영역과 겹칠 것이다), 사건 중심 소설(추리, 로맨스, 스릴러 등), 세계관 중심 소설(SF, 판타지)이라는 분류법이 어떤가.

pp.176~177

사건 규모는 플롯과 무관하다.

내가 권하는 팁은 이전 장에서 이야기한, 인물의 욕망과 두려움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욕망이 충족되거나 두려움이 현실화되는 과정은 언제나 엄청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또 독자는 욕망과 두려움이라는 행동 동기에 쉽게 설득된다.

p.202

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中

+) 이 책에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게 잘 드러나 있다. 200자 원고지 600매를 써서 한 권 분량의 원고를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이는 그 글의 종류와 상관없이 일관된 주제로 엮어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원고를 말한다. 그리고 그런 산문 중심의 글쓰기를 위해 저자는 에세이, 소설, 논픽션 쓰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준다.

소설가인 저자는 처음 글을 쓰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여기저기서 듣거나 읽은 작법들로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다.

무엇보다 쓰고 싶다면 우선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 초보 작가의 마음가짐이 어때야 하는지,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 것인지, 고쳐쓰기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터뷰하는 방법 등등의 충고는 실전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의 조언은 막연하게 책을 써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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