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 #사계절 #힐링 #리틀포레스트
전성배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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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토마토는 시설 재배를 통해 사시사철 만날 수 있는 일반 토마토와는 달리, 2월 말부터 시작해 4월 말까지 약 두 달 동안만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저 토마토는 '봄의 전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빨갛게 익었을 때 먹을 수 있는 일반 토마토와는 다르게 표면에 초록색이 서려 있는 상태일 때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일반 토마토처럼 빨갛게 익었을 때 먹어도 무방하다. 다만 많이 익을수록 토마토 특유의 단맛이 강해져 대저가 가진 짭짤한 맛은 중화되고 만다.

p.12

설향은 봄으로 넘어갈수록 맛과 신선도에 변화가 생긴다. 설향은 경도가 낮아 기온이 올라가면 과육이 쉽게 무른다.

설향은 이름처럼 겨울에 먹는 것이 더 풍미가 좋다. 앞서 말한 설향의 약점 탓에 봄에는 맛도 식감도 겨울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에는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장점이 있으니 쉽게 물러지는 단점은 아침 일찍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pp.17~19

사실 청매는 덜 익은 만큼 과즙이 적다. 그래서 과즙이 중요한 청이나 술, 엑기스보다는 식감이 중요한 장아찌에 사용하는 것이 알맞다. 청이나 술처럼 매실의 맛과 향이 고스란히 배어 나와야 하는 음식은 오히려 익은 황매와 홍매가 더 좋다. 향은 물론 과즙의 수율면에서도 그렇다.

p.28

하나의 농산물을 전하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긴 시간을 견디는 농부의 삶. 애초에 내가 농산물을 팔기 시작한 이유가 작물을 기르는 사람과 그 삶을 전하는 데에 있었다.

농부는 예측할 수 없는 땅과 자연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노력과는 별개로 자연의 순리에 모든 걸 맡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풍작에도 흉작에도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p.33

정리하자면 단맛보다는 아삭한 식감이 중요한 경우에는 색이 선명하고 단단한 것을 고르면 되고,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참외를 원한다면 밑동의 냄새를 맡아 은은한 향내가 느껴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외피의 흰 줄이 탁한 참외는 과숙된 참외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p.44

무화과는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정확히는 '꽃이 보이지 않는 과일'이라 말하는 것이 맞다. 무화과를 반으로 잘랐을 때 보이는 가느다란 줄기 혹은 섬유질 같아 보이는 것들이 바로 무화과의 꽃이기 때문이다. 무화과는 다른 과일처럼 꽃이 진 후에 열매가 맺히는 것이 아니라 꽃이 꽃 주머니 내부에서 피어나 과실이 된다. 그러니 열매를 먹는 것이 아니라 '꽃 그 자체'를 먹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p.97

땅이 작물에 빼앗긴 영양분을 채울 수 있도록 쉼의 시간을 주는 것. 농사의 핵심이 '땅심 관리'에 있음은 우리 모두 새겨야겠다.

p.122

전성배,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中

+) 이 책의 저자는 과일을 판매하는 사람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과일을 판매해보았고, 온라인 공간에서도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글에서 언급했듯이 저자는 과일이 우리의 손에 닿기까지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과일의 유통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계절별로 생산되는 싱싱한 제철 과일들의 구분법과 과일과 연관된 몇몇 단상들을 엮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일을 생산하는 농부와, 유통업자와 판매자들의 곧은 마음을 조금씩 보여주고, 또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런 부분을 이해하며 과일을 맛있게 먹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다. 따뜻하고 진솔하게 만들어진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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