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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과학 먹기 - 비전공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과학 상식
신지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1년 8월
평점 :
오래 걸으면 닳아 없어지는 구두굽처럼 텔로미어 역시 세포분열이 계속될수록 닳는다.(극단적으로 이게 모두 닳아 없어지면 세포는 죽는다.) 구두굽은 닳으면 구둣방에 가서 새로 갈면 되지만 텔로미어는 갈아 끼울 수가 없다. 인간이 나이가 든다는 걸 좀 더 과학적으로 이야기해보면 '텔로미어가 점점 닳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p.40
유전자 가위를 통해 인간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을 없애거나 불치병 치료, 심지어 병에 걸리지 않는 닭, 조류, 소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로는 병충해에 시달리지 않는 상추 같은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이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질병들을 치료해주거나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편리하게 이끌어준다면 감사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뻔한 얘기지만 좋은 게 있으면 안 좋은 점도 있다. 일단 신기술이라 어떤 부작용이 올지 아무도 모르고, 설사 이것이 완벽한 기술이라 해도 사회적으로 극단적인 양극화를 낳을 수도 있다.
p.50
미생물은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원자로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서도 살아남은 미생물이 있는데 이 미생물은 심지어 우주에서도 버틴다고 한다.
지구를 우리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 것도 미생물이다. 지구 생명체의 주 구성 성분이며 지구 대기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는 미생물 덕에 반응성이 높은 다른 질소 화합물로 바뀐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 DNA 등의 핵산은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고, 질소는 또한 우리 몸의 구성 원소이기도 하다.
p.65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을 빛으로 알고 살았다. 세상엔 눈에 띄지 않고 우리 세상을 지배하는 막강한 빛, 그러니까 전자기파들이 있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두 진동면에서 수직으로 진동하는 힘들인 전자기파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감마선, 엑스선, 적외선, 초단파, 라디오파 등 파장에 따라 나뉘어 우리 세상을 지배한다. 빛은 그래서 무엇이냐고? 파동이고 동시에 입자다.
p.101
직진하던 빛은 속력이 다른 매질과 만나면 그 경계면에서 진행 방향을 바꾼다. 이게 '굴절'이다.
굴절률은 각각 다르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빛에 대해 공유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빛에 대해 '양의 굴절률'을 갖는다는 것이다.
p.135~137
사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서로 완전 다른 생각을 기반으로 우주의 공식을 풀어냈지만 그 생각의 근원은 같았다. '이 세계는 매우 질서 정연한 곳'이라는 것이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고개를 들어 큰 것을 보는 사이 작은 것의 작은 것을 뚫고 들어간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을 내놓았다. 양자역학의 영역인 미시 세계는 지금까지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p.190~191
신뢰가 '수학'과 '코드'로 블록에 담겼다. 이 완전무결한 블록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그 믿음을 증명하며 하나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만이 주목받는 요즘이지만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진짜 가치는 돈보다 신뢰에 있다.
p.265
신지은, <누워서 과학 먹기> 中
+) 이 책은 과학을 어렵다고 느끼거나 어떻게든 관심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첫걸음을 떼게 해준다. 과학을 생물, 물리, 우주, 미래의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기본적인 지식들을 소개한다. 과학이 워낙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난해한 부분에서는 비유를 통해 설명을 보탠다.
한 권의 책에 과학의 방대한 분량을 모두 깊이 다룰 수 없기에 기본적인 지식들과 핵심 개념들을 소개한다. 네 가지 주제 중에 특별히 흥미가 가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후반의 두 주제를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이 과학의 기초교양서적이라면, 추후 저자가 우주나 미래라는 주제에 주목해서 좀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내용들을 다룬 책을 내길 기대해본다. 그때는 그림이나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단계별 그림 설명을 덧붙인다면 앞의 두 주제도 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싶다.
과학의 기본적인 흐름과 핵심 개념들을 접해보고 싶은 청소년이나, 어렵지 않은 과학교양서적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어려운 부분은 어렵다고 인정해주는 저자의 한 두 문장에 공감하며 편히 읽을 수 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