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드는 법 - 더 많은 독자를 상상하는 편집자의 모험 땅콩문고
이연실 지음 / 유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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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서기획안을 작성할 때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들 말하는 항목이 있다. 바로 '타깃 독자'다. 그러나 나는 에세이 기획서에서 이 항목을 생략한다. 분명 출간 초반부터 이 책을 구매해 줄 '예비 독자'는 있겠으나, 나는 에세이의 타깃 독자는 결국 대중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에세이 편집자는 관련 주제나 작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관심도 없는 미지의 독자에게 '적어도 이 책 속엔 당신이 꽤 흥미로워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줄곧 믿었다.

p.16

낙서하듯이, 그림 그리듯이 백지 여기저기에 책의 좋은 단어와 구절을 마구 흩어 놓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로 좋은 제목이 '매직아이'처럼 튀어나올 때가 있다.

p.27

책을 파는 일, 특히 에세이를 판다는 것은 과격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제 삶의 일부를 파는 일'이다. 작가의 경험과 삶 가운데 가장 예민하고 잊을 수 없는 부분을 내다 팔아야만 한다. 나는 책 만드는 과정에서 그 두려움과 무게감, 그로 인한 파장을 잊지 않으려 한다.

p.50

에세이 편집자가 디자인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나쁜 태도는 아무 생각도, 의견도, 제안도 없는 것이다.

p.64

일이 주는 설렘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가 있다. 바로 권력을 만났을 때다.

- 노희경, [그들이 사는 세상] 中

p.74

이연실, <에세이 만드는 법> 中

+) 이 책의 저자는 에세이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편집자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제목 짓는 방법, 띠지 문안 선택하는 방법, 표지 등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소셜 미디어 활용 방법과 개성적으로 보도자료를 만드는 법 등이 담겨 있다.

에세이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거꾸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에세이 쓸 때 유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1인 출판이 유행하는 요즘, 자신의 원고를 직접 출판할 때 참고할 수 있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 저자는 편집자로서 작가와 독자 그리고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해준다. 그런 부분에 공감하고, 또 그런 삶의 자세에서 배울 점이 있다. 같은 직업군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아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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