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으로 가는 길
도견 지음 / CPN(씨피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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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과 자연에서 분리되어 홀로 가는 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자연과 함께이며, 그 자연에 발자국을 새기는 사람 모두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p.8

부처님은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 살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자기 자신에 의지하고 법에 의지하고(자귀의 법귀의) 자기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으라(자등명 법등명)고 하셨다. 여기서 법이라는 것은 진리이다. 자기 자신을 등불 삼고 진리를 등불 삼으라는 것이다.

p.20

우리가 겪고 있는 막막한 고통은 늘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흐린 날이 있으면 반드시 맑은 날이 있듯이 삶은 고정되지 않고 늘 유동적이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늘 변한다. 외부적인 상황도 변하고 내면적인 생각도 변한다.

p.27

결국 기도는 말과 생각과 행동을 맑히는 일이다.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원을 세우고 지극하고 정성스런 기도를 통해 매 순간 후회 없는 현재의 삶을 살아야 한다.

p75

자비는 두 가지 마음을 말한다. 자慈 혹은 자애의 마음과 비悲의 마음이다. 자애는 누군가에게 최상의 것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군가의 기쁜 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기뻐하는 마음이다. 비는 연민의 마음이다. 마치 누군가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인 듯 같이 슬픔과 고통을 나누는 마음이다.

자비는 지혜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모든 존재들이 연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나와 남이 다르지 않고 하나의 전체라는 통찰, 즉 깊이 보고 아는 지혜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p.91

모든 일에는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고 가다가 쉬기도 하고 또 길을 잃고 해맬 수도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진다.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영혼의 밭을 가는 사람이다.

p.105~107

도견 스님, <피안으로 가는 길> 中

+) 도견 스님은 강원도 철원의 '도피안사' 사찰의 주지 스님이다. 저자는 사람이 자연과 함께, 그리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주변의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살피며 그것에서 우리 인간이 배울 수 있는 점에 주목한다. 그런 생각의 단상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저자는 어떤 깨달음이나 진리를 밖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내게서 구하고, 끝없이 자신이 던지는 물음에 집중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기도를 할 때도, 사찰을 찾을 때도, 삶을 살아갈 때도 늘 나 이외의 존재들을 배려하는 자세, 나를 내려놓고 그들을 대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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