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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 슬기로운 초등교사생활
최문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6월
평점 :
이제 와 생각해보니 잘못된 것은 사실 나였다. 모두가 짧지만 꾸준히 책을 읽기로 약속한 아침 독서 시간에 나는 책을 읽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컴퓨터로 일처리를 하거나, 교사 연구실에서 회의를 했다.
처음 독서 시간의 시작만 알려주고 나도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이들에게 "책 펴자", "책 꺼내야지"라며 잔소리할 상황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오늘 하루, 딱 10분가량의 짧은 독서 시간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함께 하자', '같이 하자'는 깨달음이다. 같은 교실, 같은 상황 속에서 함께 지내면서 일방적으로 어떤 행동을 강요하거나 시키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해야 할 옳은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또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을 어떻게든 보고 배운다는 말의 참뜻을 진심으로 느끼게 된 하루였다.
p.31
당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어찌 보면 선생님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 싶다. 당황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너그러운 태도가 나올 것이며, 그러한 태도를 통해 아이들은 즐겁게 생활하고 부담감 없이 공부를 할 수 있다.
p.57
"혼자만 재미있을 때는 장난이 아니다. 함께 하는 친구도 재미있어야 장난이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p.114
스마트폰을 더 이상 아이들 손에서 강제로 떼어낼 수 없다. 우리 어른들이 그런 모습과 상황에 익숙지 않기에,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잘못이라고 막아서는 것뿐이다. 억지로 떼어낼 것이 아니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사용하도록 해야하고 충분히 이런저런 시도를 스스로 해보도록 해야 한다. 대신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 정도는 어른들이 할 수 있을 것이다.
p.144
모든 어른들에게"아이들이 적당히 고민하고 걱정하고 심사숙고하며 하나씩 극복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말을 하고 싶다. 창의적 인재육성을, 자주적인 어린이를 키우겠다는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어른이 해결해주는 환경을 만들어버리면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날 테니 말이다.
p.157
관계라는 것이 소중하면 소중한 만큼 지키기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관계를 쌓아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여차하면 흔들리고, 기울어지다가 멀어져 간다.
관계라는 것이 참 어렵다. 혼자서 잘하고 싶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싫다고 무작정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p.240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무조건적으로 공감한다.
p.278
최문혁, <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中
+) 이 책은 초등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끼고 깨달은 것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듯 저자도 같이 성장한다.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학교라는 조직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는 배우고 또 배우는 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책임지도록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씩 가르쳐줄 때마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된다. 어른들에게 기다림이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 어른들도 견뎌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말하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 함께 하자,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가르쳐주고 기다려주자. 또 아이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조금씩 천천히 조언을 해주자.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