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50만 부 기념 드림 에디션)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제가 사랑한 시간은 모두가 잠든 시간입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이 굳이 잠들었던 시간까지 포함하여 떠올리지 않고, 거창한 미래를 기약하는 사람이 잠들 시간을 고대하지 않으며, 하물며 잠들어 있는 사람이 자신의 현재가 깊이 잠들어 있음을 채 깨닫지 못하는데, 부족한 제가 어찌 이 딱한 시간을 다르셔보겠다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p.21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p.185

"하지만, 잊지 마세요. 손님들께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이겨내며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죠. 이건 마음을 단단히 먹은 여러분께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p.187

"페니, 나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페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첫 번째 방법보다 어려운 거란다. 게다가 첫 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 번째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지."

"어떤 방법이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p.327

이미예,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中

+)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저 '꿈'이 어떤 꿈일까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를 그 '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며 보니 이 꿈은 밤에 잠들었을 때 꾸는 '꿈'이었다. 사람들은 꿈 백화점을 통해 꿈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꿈을 제작하며 사람들이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사는지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저 '꿈'은 수많은 꿈의 중의적인 명칭이지 않나 싶다. 밤에 잠들었을 때의 꿈이지만 그 꿈에는 과거의 추억도 있고, 미래의 희망도 있고, 소소하지만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순간도 있다. 환상적인 내용의 소설로 평가받고 있지만,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소재는 환상적일지 모르나 서사의 흐름이 인간사의 곳곳을 보여주기도 하고, 꿈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도 있지만 꿈때문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결국 그것은 꿈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스스로가 해낸 것이라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소재이나 묘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좌절해서 무언가를 소망하는 사람도, 짝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을 원하는 사람도, 가족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사람도, 결국 꿈을 발판으로 삼아 스스로 선택하고 깨닫는다.

한 권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만큼 흥미롭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소설의 그 어디쯤인 듯 하고, 청소년 소설 같기도 하다.

우리가 원하거나 또는 피하고 싶은 것들이 꿈을 통해 드러나기에 그것을 감당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좋을 듯 하다. 청소년들도 어른들도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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