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미래의 목적과 계획은 일단 잊고,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열중하라"고 조언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래의 목적을 최우선으로 삼는 행위를 '키네시스(운동)적 행위', 반대로 미래의 목적을 안중에 두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행위를 '에네르게이아(현실활동태)적 행위'로 일컬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쾌락은 본래 활동(에네르게이아)이자, 그 자체로 목적(텔로스)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습니다.
p.25~27
- 씨름 중인 난제를 가장 잘 풀기 위하여 필요한 수만큼 작게 분할하라.
<방법서설>
그렇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는 것입니다.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를 십 년 단위, 수년 단위, 일 년 단위, 월 단위, 하루 단위(일과)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p.65 (데카르트)
생겨난 모든 것은 그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무상한 것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 붓다
p.99
- 집중하여 무언가에 몰두할 때는 자기 존재를 느낄 만한 주의력은 남아 있지 않다.
칙센트미하이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몰입 체험을 하는 동안에는 타인의 존재는 물론 자기 존재까지 잊어버리는 무아지경 내지는 황홀경에 빠져들게 됩니다.
p.140
나는 나의 과제에 집중하면 그만입니다. 타인의 과제를 짊어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나가면 됩니다.
- 나의 과제와 타자의 과제를 분리하라.
p.210 (알프레드 아들러)
연로한 전좌승이 노쇠한 몸으로 식사를 주관하는 소임을 다하려 자기 일에 골몰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상 일상의 모든 일이 수행이며 구도의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도겐은 일상의 행위 하나하나를 수행으로 여기며 좌선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봅니다.
늙은 전좌승이 열중하는 모습은 '무언가에 유용하고 유익하리란 생각을 단념하라.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철저히 집중하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불도가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는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의미를 깨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무언가로 정의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도겐은 나를 잊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p.297~299
니체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길이 혹여 실패로 귀결될지라도, 그 길 너머에 비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단 한 번뿐인 인생이므로 그 운명을 사랑하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생에는 비단 기쁨뿐만 아니라 고통과 근심 역시 부단히 찾아들기 마련이라는 '영원 회귀'를 제시합니다.
p.379
고바야시 쇼헤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中
+)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생기는 고민들에 대해 철학자 25명의 이론을 중심으로 답을 제안한다. 질문이 우리의 인생과 가까운 것들로 선별되었고, 그것에 다해 조언해주는 철학자들의 생각도 알기 쉽게 제시했다. 책을 읽으면서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이론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되고, 그들의 말이 우리의 걱정과 고민에 훌륭한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책의 제목처럼 살다보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라고 느낄 때가 있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도 감동적이고 좋지만, 이렇게 쉽게 철학적 사유를 풀어놓은 책들을 만나면 반갑고 또 반갑다. 철학자들의 조언 외에 그들의 생애와 대표적인 저서, 이론, 흥미로운 이야기 등을 짧게 수록하고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들을 보게 되면 잊고 있었던 철학책들을 더 찾아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두가지 대표적인 이론으로만 그들을 판단하는 선입견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 철학적 사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적용할 수 있고 우리에게 와 닿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런 저런 고민이 들 때 옆에서 차근차근 조언해주는 인생 선배가 있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