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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평점 :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라는 실감이 들 때마다 어딘가에서 들은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쉬는 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무 죄책감 없이 쉬는 게 어려운 것이다.'
1%
사람은 다 다르다. 그 사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말이 '내가 너라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역지사지라는 말도 어쩐지 비현실적인 말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을 굳이 애써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4%
그동안 지내오면서 깨달은 사실 하나는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는 생각보다 길게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내가 왜 안 했을까?'라는 후회는 몇 년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15%
어떤 사람들은 책에 더 심오한 의미를 부여하곤 하지만, 애초에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나는 더 신기하다. 읽고 싶을 때 읽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며, 그럴 때 읽는 책이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믿는다.
20%
우리는 매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건 좋은 사람한테만 좋은 것이다. 늘 베풀기만 하는 사람이 늘 받는 사람만큼의 기쁨을 느끼며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만큼만 베풀면 그런 모난 마음이 사라진다. 깜냥이나 수준보다 넘치는 호의를 무리해서 베푸느라 허덕이고 원망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22%
분노나 서운함보다 힘이 센 것은 누군가가 나의 감정에 동참해주고 있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내 감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한 발자국 더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사람이 한없이 복잡해 보여도 이렇게나 단순하다.
53%
"너가 잘하는 거 해. 잘할 거 같은 거 말고 잘하는 거 해.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어려운 거다? 잘하는 거 잘되는 것도 어려운 거고."
64%
나라도 나를 아껴야겠다. 그 결심과 함께 하나둘 실천해온 게 있다.
나는 바뀌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억지로라도' 믿기로 했다. /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린다. / 나에게만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는 노력을 멈췄다. / 무언가를 할 때는 결과보다는 시작을 생각했다.
96%
김신회,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中
+) 손가락이 아프면서 저자는 본의 아니게 모든 일을 멈추게 된다. 그 순간의 불안감이 이해된다.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누구나 마음속 죄책감과 싸우게 된다. 이래도 되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저자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저자가 하나 둘 깨닫게 된 것들을 모아 놓아 이 책을 엮었다.
방송 작가로 오랜 시간 일했고 에세이 작가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본의 아니게 쉬는 동안 '아무 것도 안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천천히 깨닫게 된다.
본인의 마음이 힘들 때 인간관계는 흔들릴 수 있음도 느끼고, 주변의 사물들에 새로운 시선을 주기도 하고, 자기 내면을 돌아보며 통념처럼 받아들인 관념들에 작게나마 반기를 들기도 한다. 글에 대해, 책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적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단상을 담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