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의 탄생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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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다른 당신을 만난다. 그러나 모두를 기억하지는 않는다. 공평하게 기억하고 공평하게 잊는다. 그렇지만 내게도 명치와 같은 것이 있어서 이따금씩 툭, 하고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11% [네 개의 이름]

한동안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이 뻐근한 느낌. 하지만 이것은 삶에 견고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져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의 경계를 명확하게 만드는 데 좋습니다.

26% [점심의 연애]

그저 조용히 움직였다. 고소장을, 가압류 통지서를, 채권자의 탄원서를 그들의 코앞에 들이밀었다. 그리고 동그란 은색 테두리 안경 너머로 하얗게 질려 있는 얼굴들을 조용히 내려다봤을 뿐이다. 모든 희망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하시키는 것, 그것이 한이 알고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85% [인어]

신주희, <모서리의 탄생> 中

+) 이 소설은 작가의 단편소설들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한 권을 다 읽고 보니 저자의 서사 스타일이 일관된다는 생각이 든다. 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고, 장면의 확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들이 보인다. 좀 더 보태자면 저 말들에 '극단' 혹은 '파국', '치명' 등의 단어들이 결합되어야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서사적 구조와 문장들이 좀 있어서 나와는 생각이 좀 다른 작가이지 않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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