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The World's Most Expensive Novel K-픽션 15
김민정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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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결코 좋은 마음으로는 완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게 바로 소설이다. 그 생각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한 글자당 오십 원.

6%

김민정,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中

+) 처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나의 느낌은 "뭐지?"였다. 소설을, 소설쓰기를, 소설가의 삶을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시선으로 판단하는 잣대가 속물적이라 비판하는 소설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히 들여다보면 작품 속 소설가인 주인공은 언제나 '오빠'와 비교를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부유한 오빠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의 삶을 성공으로 보는 '엄마'의 말을 냉소적으로 되새긴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모든 것을 끝없이 비교하고 생각하고 엮는 것은 소설 속 주인공이다. 소설의 가격을 매길 때 '한 글자당 오십 원'이라는 것을 계산해보는 그녀. 소설집 한 권 없는 소설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적인 기준이 아니다. 소설을 쓰는 소설가 자신의 기준으로 자책이든 비판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역설적인 상황이 거듭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을 돈으로 판단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 소설을 쓰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비판, 소설의 가치를 모르거나 착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돈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예술가의 모순된 자세에 대한 비판 등등.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려워서라기 보다 의미를 곱씹어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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