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 Seo-u K-픽션 22
강화길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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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를 가르친 어떤 선생님은 정직하지 못한 것보다 나쁜 건 매사 핑계를 대는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8%

이런 말을 듣고 있으면 소문이란 진실보다는 어떤 바람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실제로 그랬으면 하는 마음. 이 모든 일이 원인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 그러면 적어도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 언제 마음을 놓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9%

노력이나 선의와 상관없이 내가 의심받기 쉬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 번 선입견이 생기면 거기서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나는 사람들이 그날 계단 아래의 선생님과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 일은 없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살았다. 어떤 일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지도 않았다. 해소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 때는, 알아서 처리했다. 무작정 참는 것, 상대에게도 이유가 있으리라 믿어보려는 것, 혹은 이해하려 하는 건 내게 효과가 없었다.

18%

강화길, <서우> 中

+) 이 소설은 마냥 흥미롭거나 무섭기만 한 스릴러가 아니다. 분명 스릴러 장르인데 그 속에 인간의 내면과 인간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을 잘 그려내고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 편견 등은 그가 어디 살고 있으며 그의 첫인상이 어떠며 심지어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서도 생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람이 갖고 있는 편견 때문에 주인공이 저질렀거나 혹은 주인공이 저질렀다고 확신하게 되는 사건이 있는 장면들을 통해서, 편견을 조심해야지 하고 정신차리다가 나도 모르게 또 편견을 갖게 만드는 구성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소설이다. 또한 어린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바로 그 선생님만이 모른다는 것을 보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선생님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타인을 향한 마음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낸 사건들을 읽으며 초반부에 문장을 이어가는 힘이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흡입력이 좋다라고 할까. 저자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재미있는 단편 소설을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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