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 신경 끄고 쿨한 개인주의자로 내 인생이나 행복하게 살든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바꾸기 위해 성실하게 헌신하며 살든지, 뭐 둘 중 하나로 정리되는 성격이면 편하겠는데 이건 본질은 전자인 주제에 후자를 감기처럼 가끔 주기적으로만 앓고 사니 남는 건 자기모멸일 때가 많다."는 그의 자기고백은 순정하고 믿음직스럽다.

6%

엄마들은 앞날이 구만리 같기는커녕 앞으로 사고 칠 게 구만리 같은 싹수없는 놈을 살려 본다고 빚내고 집 팔아 합의를 보기 위해 쫓아다닙니다. 이건 엄마들의 책임이기도 해요. 일본 부모들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남에게 폐 끼치는 짓을 하면 안된다고 무섭게 가르쳤어야죠.

38%

입으로 싫다고 말하면 싫은 겁니다. 인간 사회에 살고 싶으면 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46%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상대적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 또한 지성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자신이 믿고 있는 것 또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아는 것과 혼동하는 것, 더 나아가 자신이 믿고 있는 것 또는 바라는 것에 저촉되는 것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갈릴레이를 법정에 세웠던 바로 그 반지성 아닐까요.

51%

다른 것이 있다면 각자의 일에 대한 존중인 것 같습니다. 자기 일을 소중히 여기기에 남의 일도 존중합니다. 그 일에 관한 한 사람의 권한과 판단을 존중해 줍니다.

60%

예절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마음이지 형식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의 변화는 조금이라도 손윗사람들이 먼저 문을 여는 것이 평화로울 것이고요.

74%

나는 호모 루덴스이고 싶다. 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홍은택,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92%

문유석, <판사유감> 中

+)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저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개인적으로 그의 글을 읽을 때면 정말 나랑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반갑다. 이 책은 판사인 저자가 법조인들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아서,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잡지에 쓰던 글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판사라는 직업은 공정하기 위해, 정의롭기 위해 상당히 많은 양의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판사라는 직업의 단면을 엿볼 수도 있고, 그가 맡았던 사건들의 일부를 제시하며 사람들의 단면도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용기있는 사람의 모습은 참 배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한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망설이지 않고 변화해야 할 용기, 누군가의 삶에 조언을 하는데 앞서 신중하게 판단하려는 태도, 잘못된 관행 앞에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패기. 이 책에는 그런 부분들이 담겨 있다. 법정에 서는 드라마틱한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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