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만 잘 쓴 글이든, 미완의 글이든, 숨겨둔 글이든, 파일로 저장하지 않고 날리는 글이든,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자기 생각을 정립하고 문체를 형성하는 노릇이며 '삶의 미학'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못 써도 쓰려고 노력하는 동안 나를 붙들고 늘어진 시간은 글을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자기 한계와 욕망을 마주하는 계기이자 내 삶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인과 인사하는 시간이라고, 이제는 나부터 안달과 자책을 내려놓고 빈 말이 아닌 채로 학인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7%

글쓰기에 삶의 속도를 늦추는 요철 기능이 있고 삶의 방향을 이끄는 안내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질문을 주고받으며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다. 이미 축복. 글쓰기는 구원의 도구가 아니라 동작이다. 낫이 아니라 낫질이다.

12%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인 문제이다 .

- 전태일

13%

일단 쓸 것. 써야 쓴다.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문장을 쓰고 그걸 다듬어서 문단을 만들고 그 문단의 힘으로 한 페이지 글을 완성할 수 있다.

16%

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 이성복

"작가는 가슴에 구멍이 난 사람이다. 그 구멍을 언어로 메운다."

- 권혁웅 시인 인터뷰에서

17%

글쓰기 비법으로 흔히 삼다(三多) 원칙을 말한다. 다독, 다작, 다상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 이 세 가지 과정의 앙상블이 '합평'이다.

37%

작가는 보편적 관점을 변화시키고, 알고 있는 것의 지평을 변화시키고, 약간 옆으로 비켜서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하고 내 진짜 느낌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글을 참신하게 한다.

48%

문제의식이란 거창하지도 까다롭지도 않다.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이다. 의문이다.

가슴에 물음표가 많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많다. 작은 자극에도 촉발을 받고 영감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50%

주어와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의 문장 만들기. 이는 독자만이 아니라 필자에게도 이롭다.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머릿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직업이다.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55%

마음에 걸리는 것 일단 쓰기. 어지러운 생각들을 자유롭게 마구잡이로 풀어놓는다. 그리고 편집하기.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판단해서 덜어내고 보완한다. 행동 표정 대화를 떠올리고 그대로 묫하여 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런 식으로 차분히 앉아서 하나씩 써나가는 거다.

60%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어라'는 내러티브의 제1원칙에 해당하는 말이다. 추상에서 구체로 갈 수 있는 좋은 팁이다.

61%

계몽, 곧 도덕적 마무리는 위험하다. 상황을 단순화시켜버린다. 감정을 평준화한다.

68%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이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니체는 말했다.

74%

"마주치거나 부딪치지 않고 이해되는 것은 없다."

- 김현

82%

은유, <글쓰기의 최전선> 中

+) 이 책의 저자는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글쓰기 강좌를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은 저자가 많은 학인들을 만나 그들의 책읽기, 글쓰기, 합평회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글쓰기 방법을 체계화해서 말한 것은 아니나, 글쓰기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혹은 고정관념 등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저자도 배우고 학인들도 배우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배울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쓸 때의 자세 같은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가 지적하는 좋지 않은 글의 모습들을, 나는 그동안 그게 좋은 글일꺼라 믿으며 써온 것이다. 나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야 한다는 원칙, 글의 마무리가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것은 그 글을 단순화하고 감정을 평준화한다는 것. 이런 점들이 내게 깊이 와 닿았다. 일단 쓰라,는 충고도 상당히 고마웠다.

어떤 종류의 글이든 막연하다면 이 책을 통해 방법을 모색해도 좋을 것 같다. 읽고 쓰고 합평회를 하는 것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인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