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날이 온다고 해도, 그리고 과거의 일도, 방금 있었던 일마저 잊어버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가치가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공헌할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p.9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완전함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그 즉시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걸음입니다.

p.30

아들러가 말하는 '건전한 우월성의 추구'에는 이상적인 모습에서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감점법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 올린 것을 하나씩 더해가는 가점법으로 평가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p.44

"신이시여, 바라건대 바꿀 수 없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침착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p.92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를 놓아주는 결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일만을 걱정하면 지금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으니 내일의 과제는 내일 생각하면 됩니다.

p.147

인생의 의미는 공헌, 타자에 대한 관심, 협력이다.

p.207

긴 인생을 사는 동안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으면 안되고, 겪고 싶지 않은 것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

p.251

기시미 이치로, <마흔에게> 中

+)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 받은지는 꽤 된 것 같다.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다. 어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읽어보니 '마흔'이라는 나이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상담학자로서, 그리고 나이든 부모를 모셔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의 간병인으로서, 한번쯤 큰 병으로 쓰러졌다가 일어나면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사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로 저자의 경험이고 그가 살아온 인생이다.

그리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쉽게 잘 읽을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입장에서 바라본 삶에 대한 태도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 어떤 입장에서든 살아 있는 것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며, 내가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위안이고 큰 의미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피할 수 없는 것들을 겪어 내는 용기와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등등 부드럽지만 단호한 그의 생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크게 아파본 사람들은 남은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일 없이 삶의 태도를 좀 다르게 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상을 사는 현대인이라면 그게 쉽지 않다.

작가는 그 점에 주목해서 끝없이 인생을 사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큰 의미가 된다는 그의 말이 우리의 가치를 드러내주는 참 현명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입장에서든 우리는 우리 삶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