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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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몸의 세계는 어떤 몸의 세계를 결코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길보라는 비장애인들에게 너무나 귀한 작가이다. 이 사회가 얼마나 촘촘히 비장애인 중심으로 기획되었는지 비장애인의 몸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을 농인 부모를 가진 청인, ‘코다‘로서 양 세계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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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김신지 지음 / 잠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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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이 책이 처음이었다. 현실에서 붕 뜨지 않은 채로도 이렇게 맑은 시선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했다. 그저 그런 에세이 아닐까 짐작하며 우연히 펼쳤다가 자세 고쳐 잡고 끝까지 꼭꼭 씹어먹듯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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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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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의 지향점이나 삶에 대한 태도, 생각 등 여러 지점에서 공감했다. 1인 가구가 이제 더는 소수(수적인 면에서)가 아니고, 비혼 경향은 앞으로 점점 더 짙어질 터여서 결국 우리 사회는 ‘돌봄‘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늘 그렇듯 제도와 법은 사후적이고 한 발 늦는 터라 더 반가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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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은유 지음 / 읻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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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 번역가와의 대화는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다. 인터뷰이를 ˝젊은 여성 직업인˝으로 단정한 작가의 말에 ˝정정하고 싶어요. 여성은 아니에요.˝라고 답하는 장면. ˝삶은 앎의 판별사다.˝ 알게 되었다고 바로 그렇게 살게 되지 않는다. 삶이 수정하고 바로잡아줌으로써 앎은 비로소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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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
이옥토 지음 / 아침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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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통과하며 언어가 담백해지는 사람이 있고, 비유와 상징을 많이 갖게 되는 사람이 있다. 이옥토 작가는 후자였고,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결국 설득이 됐다. 취향과 별개로 삶으로 끝끝내 밀어붙인 문장이 주는 어떤 힘과 감동이 있었다. 마지막 몇 개의 글은 오래 머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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