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소설은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 국내에 먼저 소개된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는 세 번째 소개된 작품으로 번외편입니다. 본편에서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인 세 명이 아닌 다른 인물이 주인공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작품인 '초보 탐정들의 학교'는 번역 출간 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탐정부가 주인공이다보니 학원물과 탐정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르를 지니고 있지만 그보다 '안락의자형 탐정물'류에 가깝습니다. 저는 먼저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를 봤는데 역시 동일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표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야구'라는 소재가 상당히 큰 몫을 차지합니다.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에서도 역시 그러했죠. 그렇다고 야구를 알아야 재밌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소설의 성향을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탐정물'이라고 단정짓기는 좀 약합니다. '탐정물'이라기엔 정통 탐정 역할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는다는 면에서 저자의 또 다른 시리즈인 '이카가와 시 시리즈'와 차별화된 점을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쪽의 탐정이 좌충우돌하는 코믹한 면을 그리면서도 역시 천재 탐정이 주인공인 전형적인 코믹 탐정물과 다르게 이 소설에서는 탐정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천재 탐정은 아닌 조금은 평범한 탐정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물론 코믹한 일면들이 존재하지만 의외로 '이카가와 시 시리즈'에 비해선 진중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코쿠분지 시 서쪽에 위치한 사립 고등학교, 코이가쿠보가쿠엔. 평범한 고등학교이며 이 학교엔 최하위 팀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야구부가 있습니다. 화자는 이 고등학교 2학년 생으로 평범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탐정부 부장은 3학년 타마가와 류지로 미스터리 관련해서는 절대자이지만 그 외에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하는 독특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넘버 투인 야쓰하시 쿄스케 역시 3학년으로 간사이 사람(교토, 나라 오사카 등지의 지역)으로 통합니다. 역시 미스터리 애호가이며 공격적인 간사이 사투리를 쓰는데 소문에 의하면 도쿄에서 태어나 자란 것 같다고 합니다. 핵심을 찌르는 예리한 말을 하곤 합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화자와 그가 설명하는 두 선배의 활약상이 대충 이 소설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건은 장편 소설로 야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최약체의 야구부에서 베이스가 도난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연습 경기를 보러 갔다가 시체가 발견되는 평범한 수순일 수도 있지요.

 

이 탐정부 3인은 사건 해결을 위해 이곳 저곳을 뛰어다닙니다.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란 제목이 떠오를 정도로 학원물이지만 전혀 학교 생활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정말 간간히 나올 정도랄까요.

 

탐정부 부장과 부부장의 추리는 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긴 하지만 사건은 또 다른 방향성을 가집니다. 그 부분이 이 소설의 핵심이면서 더 재미있는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등학생 천재 탐정이라는 모습보단 오히려 이런 상황들이 발전 가능성도 있고 재밌지 않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장편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끌고간 점은 상당히 즐겁게 읽었습니다. 탐정부가 추리한 부분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미스터리 소설의 트릭만을 가지고 설명되지 않는다는 기분도 들었구요.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으면서 살인을 다뤄도 그리 무겁지 않게 서술하는 방식 탓에 읽은 후엔 트라우마가 적은 편이었는데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각 시리즈 별로 전혀 다른 캐릭터들을 설정하고 또 다른 모습의 코믹을 그려넣는 것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네요.

 

아무래도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를 먼저 읽은 탓에 키리가미네 료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던 편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선 이들이 만나 동시에 활약상을 펼치면 어떨지 기대하고 기다리라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구요. 다음 편도 번역되길, 또 다른 편도 집필되길 기대해봅니다.

 

 

 

 

 

 

책 정보

 

Satsui wa Kanarazu Sando Aru by Tokuya Higashigawa (2006)

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9월 8일

초판 1새 펴냄 2012년 9월 16일

옮긴이 한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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