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괴 따위 안 해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

 

그리 무겁지 않은 추리물로 인기 시리즈물을 써내고 있는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박장대소보다는 '피식'하는 스타일의 코믹한 타입이 일본식 추리물인 것 같은데요. 본격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조금 가볍고 그렇다고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기엔 의외로 사건이 묵직한 특유의 장르를 써나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 추리물의 한 방향이기도 한 것 같구요.

 

이번 이야기도 역시나 일종의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긴 한데 더 가볍고 추리를 하는 인물이 없습니다. 간혹 일본 소설들을 읽다보면 저자가 만든 캐릭터들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나란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도 역시 그랬네요.

 

'이카가와 시 시리즈'에서는 엉뚱한 탐정 우카이가,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에서는 부잣집 아가씨인 경찰이(추리는 그녀의 집사로부터),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에서는 고등학생 탐정부 학생들이 추리를 하지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갓 20살의 대학생이 주인공입니다. 물론(?) 이 학생은 추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사건에 말려드는 장본인이지요.

 

혼슈의 최서단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인구는 약 30만 명인 야마구치 현의 시모노세키라는 시가 이야기의 배경이 됩니다. 시골도 아니지만 도회지라고 하기에도 좀 부족해서 아르바이트 자리도 별로 없는 그런 곳. 덕분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주인공 다루이 쇼타로는 선배 고모토 가즈키의 타코야키 트럭을 대신 넘겨받게됩니다.

 

더운 여름날 뜨거운 타코야키가 잘 팔리지도 않을듯하여 시모노세키와 바다를 사이에 끼고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기타큐슈 시 모지 구, 모지 항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장사를 하러 나가게됩니다. 그곳에서 괴한(?)들에게 쫓기는 한 여고생을 구해주면서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소녀는 야쿠자 하나조노 파의 딸이었습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동생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싶다는 하나조노 에리카에게 쇼타로는 가짜 유괴를 계획하자고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고 선배의 계획대로 가짜 유괴를 실행에 옮깁니다.

 

그런데 완벽해보였던 계획을 실행하고 자축을 한 다음날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돈이 없어지고 시체가 등장하고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가벼운 상황에서 변화되어 돌연 추리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나아갑니다.

 

대충의 이야기는 이렇구요. 워낙 작가가 유머러스한 추리물을 쓰긴 하지만 각 시리즈마다 어느 면에서는 진지하게 임하는 요소가 배치되어있었다면 이 소설은 시종일관 조금 가벼운 편입니다. 그래서 시체가 등장하긴 해도 그리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구요. 야쿠자가 나온다고 해서 특유의 거친 느낌조차 없습니다. 귀여운 편이랄까요. 애처롭기까지한 면이 있지요.

 

그래도 역시나 히가시가와 도쿠야답게 트릭은 꽤 괜찮았구요. 마지막에 추리를 하는 인물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이다보니 추리를 하는 인물이 그리 두드러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유능한 캐릭터로 나와서 반전이 없었달까요.

 

좋아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이런 요소가 살짝 아쉬워서 별은 네 개만 매겨봅니다. 그리 무겁지 않은 추리물을 읽기엔 히가시가와 도쿠야 소설이 딱 좋은 것 같은데 다른 소설보다도 더 이 책이 가벼워서 쉽게 읽히는 면이 있습니다.

 

 

 

 

 

 

 

책 정보

 

Mouyukai Nante Shinai by Higashigawa Tokuya (2008)

이제 유괴 따위 안 해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발행처 (주)서울문화사

발행일 초판 1쇄 2012년 7월 23일

발행일 초판 1쇄 2012년 7월 30일

옮긴이 현정수

디자인 홍혜정, 송윤형

일러스트 배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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