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연예인이나 그 외의 유명인이 에세이 형식으로 내는 책은 아무래도 큰 기대를 하게되진 않습니다. 대필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래도 본인만의 결과물이라고는 볼 수 없지요. 포토그래퍼가 따라붙고 의상 협찬에 수 많은 편집인들, 어시스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 아무래도 내용이 알차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설령 글을 잘 쓰는 편이라고 해도 한번에 모든 사진을 찍었다던가 후에 풍경 사진만 따로 작업됐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기대를 하고 봤더라도 좀 실망하기 마련이지요.
이런 면을 염두해두고 어짜피 출판사는 책을 팔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유명인을 내세워 잘 꾸민 책 한권으로 홍보를 하고...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하고 보게 되면 책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것을 빼고 이 글의 주인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거든요. 아이돌이나 한류의 주역인 스타들이 아니면 아무래도 잡지나 TV 인터뷰, 쇼 프로 이외에는 접할 수 없는 인물이라면 더 반갑구요. 저는 그런 매체보다 책으로 만나는 편이 좀 더 편집인의 필터링을 덜 거친 것 같아서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배우 최정윤하면 꽤 오래 전 시트콤을 통해서 보여줬던 한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 시트콤에서 단 한 에피소드의 내용과 배경 음악 덕분에 제게는 꽤 크게 각인된 배우인데요. 단순히 시나리오와 연출력의 문제라 그 밖에는 잘 아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저 역시도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딱 부러지는, 조금은 까다롭고 새침할 것 같은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좀 의외의 면들을 보게 되었는데요. 왁자지껄하게 여러 명이 함께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싶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사람은 한 가지 면만을 가진 채로 살아가지 않는데 인간의 선입견이란 얼마나 뿌리가 깊은지 깨닫게 되기도 했구요. 반성도 좀.
책은 총 네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리 가회동, 안국동을 시작으로 나 홀로 통의동, 예술의 전당, 삼청동, 도산 공원 앞, 좀 이국적인 서래마을, 이태원, 마지막으로 푸르름이 머무는 풍경 삼정공원, 효창공원, 양재천 산책까지입니다.
에세이라고 하기엔 이 지역들에 있는 가게 정보들이 좀 첨가되어 있는 편이구요. 협찬 받은 쇼핑을 위한 책자라고 하기엔 좀 더 개인적인 감상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좀 더 개인적인 글이 더 할애된 페이지가 있구요.
보통 이런 류의 서적에선 책 나오기 전에 한번에 찍었을 법한 사진들이 나오곤 하는데 계절이 다른 때의 사진도 있고 해서 장기간 준비했구나 싶더라구요. 너무 개인적이지 않아서 좋기도 했습니다.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선이 가장 좋은 것 같거든요.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해도 그 사람의 본질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너무 감정만을 쏟아내는 것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치는 면도 있으니까요. 가볍게 보기도 좋구요. 그래서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도 잡지 보는 감각 정도로 접근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학 때의 이야기나 연기의 전환점 부분들을 보면서 저 또한 옛 시절을 회상해보기도 했구요. 좀 더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하고 응원하는 마음도 생기더라구요. 겉으로 화려해보이는 직업이지만 연기를 잘하려고 해서 잘한다기 보다 잘하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을 맡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자주 가는 곳들이 나와서 반가웠는데 들어가보지 않았던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다음에 꼭 가봐야겠다 싶기도 했구요. 한동안 그곳을 다니면서 이 책의 내용들이 많이 생각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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