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사용설명서 - 이럴 때 이런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부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해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쉬운 접근법을 제공하기 위한 친절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음악관련 전공자는 아니지만 30여년 동안 클래식 애호가로 살아오면서 관련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의 목적이 이렇다보니 초심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간단한 설명과 조금의 가십적 이야기들을 곁들여서 그리 깊지 않고 심각하지 않은 이야기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크게는 총 7개의 트랙으로 나누고 있고 각각의 내용들도 항목을 나눠서 주제를 가지고 몇 가지 곡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에세이처럼 '지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곡에 접근합니다. 혹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구요. 이런 방식은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고전'이라는 통념을 느끼게 하는 클래식에 대한 거리감을 조금 좁혀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심지어 '소화가 안 될 때'라던가 '게을러질 때', '임신했을 때'의 항목도 있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곡들에 얽힌 일화도 새롭습니다. 문외한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곡의 배경을 알게되는 것으로 또 다른 음악 뒤의 작곡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이렇게 애호가가 되는 것이구나 싶은 재미지요. 각 항목의 마지막 부분에는 소개되지 않은 몇 작곡가의 곡을 덧붙여서 짧게 설명하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클래식에 대해서 잘알지 못해서 내용 대부분은 낯선 것이었지만 쇼팽의 '야상곡'이 원래는 존 필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쇼팽의 야상곡을 좋아해서 더 인상깊었던 것 같네요.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시를 인용하면서 인생에서 배워야할 덕목들을 갖춘 만년의 작곡가들이 곡으로 그 인생을 녹여냈다고 하는 점에서 또 다른 클래식에 대한 이미지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담아내고, 감정을 담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인생을 담아냈다는 것은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헤르만 헤세, '늙어 가면서'
"젊은 나이에 훌륭한 일을 하고, 온갖 천박한 것을 멀리하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심장병이 문득 찾아와도 미소 짓는 것,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수 있는 일이다." (p. 48)

현대는 굉장히 편리한 물건들이 많이 생겨나고 생활권도 짧아지고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세계가 도래했지만 어딘가 그 '디지털'적인 물건들은 너무 가볍게 이용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과학 기술들이 실현되기까지 수많은 전문가들의 인생이 바쳐졌겠지만 막상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깊이를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작가의 이 부분을 읽으면서 클래식에 더 열광하던 시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순수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3, 4분의 곡이 아니라 작곡가의 인생을 그대로 담아낸 이 길고 긴 아름다운 이야기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집니다. 

 


책 정보

클래식 사용설명서
지은이 이현모 
펴낸곳 도서출판 부키
2011년 7월 15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7월 22일 초판 1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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