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 - 17명의 건축가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흥미진진 건축가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14
이상림 외 지음 / 부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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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 책은 도서출판 부키에서 나오는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로 14번째에 해당됩니다. '건축'이라고 하면 정말 특수한 분야일 것 같고 전공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어렵기만 할 것 같아서 거리감이 드는 분야 같습니다. 흔히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미술과 건축에 조애가 깊어진다는데 저도 관심이 생겨서 전문 서적까지는 아니라도 에세이 수준의 책들을 찾아보려고 하는 중에 이 책을 알게 되었네요.

오랜 시간 전문 분야에 몸 담고 있는 프로들을 대상으로 꾸며진 책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어느 분이 시작한 아이디어인지 칭찬해주고 싶네요. 이 책 속에서도 등장하는 에피소드이지만 예전에 진로 고민은 정말 그 분야를 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지 그렇지 않으면 거의 몰랐고 선택하지 않았던 시절을 살아왔지요. 그래서 전공을 바꾸거나 뒤늦게 다시 공부를 하는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런 시리즈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일전에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전국의 춤꾼들에게 연습실을 개방해주고 김완선에게 단 한가지의 자신의 특기를 알려주면 된다고 했던 일화가 생각이 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일화가 떠오르더라구요.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이지만 각각의 추구하는 이상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누군가만이 정답은 아닌 것이 인생이기에 한 분, 한 분의 자신만의 이야기가 참 마음에 새겨지더라구요.

건축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건물을 지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을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분야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워낙 대단하신 분들의 글이라 노하우, 경험담들이 멋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건축사'만을 모아둔 것이 아니라 CM(Construction Management) 전문가, 구조 엔지니어, 조경사, 도시계획기술사까지 등장하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건축의 분야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단한 프로필을 지닌 분들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있고 유학 경험을 풀어낸 분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17명의 이야기가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데도 각각 다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예전처럼 네모 반듯하기만한 건물이 아니라 최근에는 작은 가게를 만들어도 다양한 외관과 인테리어, 간판이 몰라보게 독특해진 시대에 도래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나 핸드폰 카메라의 사용으로 더 쉽게 홍보가 되고 독특한 건축물이 피사체가 되어 주목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전공과는 상관없어서 무심했던 분야였지만 최근에는 '건축'에 대한 팬(fan)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다양하고 획기적인 작품들이 국내에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건축업계가 더 발전되기를 바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데생부터 모형도 만들어야하고, 구조를 생각하고 주변과의 조화나 인테리어의 문제 등 건축은 단순한 작업은 아닙니다. 지휘자에 비교할 정도로 모든 것들을 생각하고 총괄해야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건축학과 지망생이나 건축 관련 업종 종사를 희망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좋은 전문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정보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 
지은이 이상림, 나승문, 이세나, 정기용, 박유진, 조병수, 최삼영, 전시형, 김영옥, 임진우, 김용미, 전양희, 최신현, 김종수, 김종훈, 이길임, 전진삼
구술 정리 김찬수 
펴낸곳 도서출판 부키 
2011년 4월 2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4월 8일 초판 1쇄 펴냄  




   p. 13
   건축 관련 단체나 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건축가를 "우리 시대의 환경을 담은 무언가를 아름답게 창조하되 여기에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p. 51
   건축가에게는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고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축가는 세상과, 그리고 사람들과 감응해야 한다. 감응의 건축이야말로 공공 건축의 시작이자 끝이라 하겠다.


   p. 72
   이 모든 것을 모아서 하나를 만드는 것이 건축이기 때문에 건축가는 복합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제반 요소들을 한꺼번에 한 테이블에 쏟아 놓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p. 124
   건축가가 되려면 심지가 굳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서 그렇다.


   p. 141
   한마디로 도시 설계가는 공공의 이익에 합치되도록 도시의 집합적 건물 형태를 결정하고 그 사이를 채우거나 비우는 역할을 하는 직업인이다.


   p. 153
   훌륭한 건축물은 건축주에서부터 시공자, 설계자, 관련 엔지니어 모두의 열정과 조화로 탄생한다. 이 중에서도 구현 가능한 모든 조형적 요소를 다양하게 충족시키면서 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구조 전문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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