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양육자가 아빠로 아이들을 길러내는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은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볼 때는 아빠가 전업주부가 된 것인가 했었는데 그건 아니고 주로 아이 양육을 맡았더라구요. 책의 내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를 가도 어머님들의 잔소리가 있잖아요. 모르는 아줌마도 왜 둘째 아이는 안낳느냐고 한다는 그 유명한 잔소리. 그래서 아빠가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타인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었는데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네요.
행복하기만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행복하기만한 순리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삶이 가장 드라마틱할 수도 있지요. 쉽지 않게 얻은 첫 아이라 유난떠는 아빠로 이것저것 많은 준비를 하고 가치관을 세워본들 흐름은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이야기들 속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시 문학상을 받고 취재기자로 일한 분이라 필력이 좋습니다. 너무 깨끗한 환경 덕분에 생긴다는 이른바 선진국병인 알러지에 대한 이야기, 아이는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논다는 부분도 그렇고 너무 편하게 아이를 잘 기르는 것 같더라구요. 요즘 엄마들이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너무 열성을 다하는 것과 대조되더라구요.
미운 세살이 되어 자아가 생기고 아빠를 괴롭게하고 둘째가 태어나 아빠에게 버린 받은 마음이 되는 과정들까지 은지에게도 삶이란 참 잠깐의 행복 밖에 없었던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동생에게 익숙해져 가고 또 다른 삶의 행복을 찾으면서 더 익숙해지고 또 다른 모습으로 성장을 해 가겠지요.
안그래도 아빠들은 딸에 대한 애착이 큰 편인데 이 집 아빠는 이렇게 직접 키워낸 딸을 어찌 시집 보낼지 제가 다 걱정이 됩니다. 벌써부터 영준이를 더 좋아한다는 말에 충격 받은 아빠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책에 기록된 내용보다 더 많이 컸을 은지는 어떤 삶을 살아가게되지 궁금해집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또 아이들을 키우면 절로 부모님 생각이 난다는 얘기처럼 저 또한 이 책을 보며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생각나지 않던 더 어린 시절도 떠올려봤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키워주셨을 부모님 생각을 한 번 더 하게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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