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teen, 이시다 이라

4teen_포틴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5월

일드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제목이라도 봤을
'I.W.G.P.', '빅머니'의 원작자 이시다 이라.
읽어보고 싶다고는 생각을 했는데 그럴 땐 먼저 수상작을 보거든요.
왠지.. 대작을 읽고 나면, 그 작가의 어떤 시시한 작품도 용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제 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4teen'
학원물, 성장소설들은 별로 안좋아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뽑아들었습니다.

학원물이나 성장소설은 뻔한 어른의 잣대로 뻔한 얘기들로 감동받고,
나아가는 그런 얘기가 싫어서였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사카 코타로의 '칠드런'은
파격적이어서 좋았는데, 조금 도덕적이랄까, 법적인 면에서 어그러진 면이
있는 작가라 청소년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까? 란 문제에 부딪힙니다.
저도 10대때 올바른 책만 읽은 것은 아니지만요 ^^;

그런 의미에서 이시다 이라의 이 '4teen'은 정형적이진 않지만,
상당히 14세적인 시각으로 바라봤기에 어그러진 면이 있고,
또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전형적인 올바른 시각을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하이킹을 도모하던 4명의 주인공이 계획을 급선회하여
도심에서 노숙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일 .. 같은 것이지요.
선도하는 내용을 기술하는 책에선 절대 나올 수 없는 일이라서
어그러진 면이 있고, 그곳에서 발견해낼 수 있는 삶을 향한 의지 같은 것이
전형적인 면이기도 합니다.
 
제목은 4명의 틴에이저라는 의미와 14살이라는 의미를 같이 담고 있다고 합니다.
조용하고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데츠로. 그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중산층 가정이며 머리가 좋고 냉정한 준.
저소득층이면서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행에 시달리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밝은 다이.
고소득층이면서 베르너 증후군(조기노화화증후군, 조로증)에 걸린 백발의 나오토.

이렇게 4명이 주인공입니다.
쭉 나열해보면 참 골고루 배치해놨다 싶지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학생을 주인공으로 배치해서 끌고 나가는 점이나.. 두뇌 명석한 한명을 넣어놓고
잘먹는 친구, 부자이지만 병을 앓고 있는 친구.

굉장히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인 것만 같아서 거부감이 듭니다.
그런데 이 소설 자체는 그런 전형적 설정위에서 뻔한 얘기로 결론을 내리지만
과정들은 좀 다릅니다. 파격적일만큼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문제있는 친구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알려주고 똑바로 하라는 식의 내용이 아니라
14살의 시점에서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 정도로 끌고 간달까요.
일탈도 있구요.

그래서 뻔하지 않은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리해보면 뻔한 성장소설인 것 같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 '중학생'일까? 라고 생각해봤습니다. 일본은 드라마도 종종 중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든요. 너무 어린거 아닌가.. 하고 생각해봤는데
고등학생이라면 너무 심각하고, 수험때문에 지쳐있고.. 그래서 아직은
조금 즐겁고 명랑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급박하거나 절박하진 않은.. 그래서 중학생이 아닐까.. 란 결론을 내려봤습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중학생 때가 그리 어린 생각을 했던 것 같진 않거든요 ㅎㅎ

한동안 이시다 이라 책들을 관심있게 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