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의 형제 1 - 맹수의 눈을 지닌 아이 이리의 형제 1
허교범 지음, 산사 그림 / 창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리의 형제 1가제본을 읽어나가며 오래간만에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노단이 표지에서도 당당히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으니 주인공인 듯하고, 제목이 가리키는 이리의 형제도 노단을 말하는 거 같은데, 평범한 인간의 처지에서 보자니 나쁜(?) 인물이다. 그런데 이 인물이 약하게 태어났고 지금 시한부 인생이라서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급하게 인간을 부하와 먹이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약하게 태어나서 그들 사이에서 무시당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을 강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는 싫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어 무리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과 괴물, 선과 악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문구가 와 닿았다. 책을 다 읽었지만 나는 아직도 노단을 응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

 

65.p 연준이 희망을 담아서 물었다. 노단은 인간들의 그런 표정을 잘 알았다. 쓸데없는 상상이 만들어 내는 그 표정은 인간의 약점이었다.

 

 희망, 소망이 인간의 나약함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들이 인간의 적이라는 것은 알겠다만... 그래도 우리의 노단은 주인공...일테니...? 앞으로 펼쳐질 시리즈에서 노단이 어떤 노선을 택하는지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노단의 첫 부하가 되는 평범한 인간인 연준은 참 마음 가는 인물이다. 강대한 힘이나 엄청난 지배력으로 남을 휘두르는 것보다 학원 A반에서 낮은 반으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머리가 좋길 바라는 인물. 초능력이나 세상을 뒤집을 능력은 스크린 속 히어로들에게 넘기고 그저 학원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두뇌를 갖고 싶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잘 담긴 것 같다. 떠돌이로 인간들 사이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던 유랑과 마주치고 그들이 함께 풀어나갈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이리의 형제 1이 끝나서 다음 편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노단, 연준, 유랑 이 세 인물이 어떻게 공존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갈지 궁금하다. (일회성 인물은 아니겠지...?)

 

+ 나는 종교가 없어서 성경은 잘 모르기 때문에 나는 이리의 형제요 타조의 벗이로구나구절이 무슨 뜻인지 알기 위해 열심히 검색해보았다.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지녔던 욥이 주위로부터 조롱당하고 괄시받으며 도움을 주는 자가 없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하나님조차 도와달라는 그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욥은 가죽이 검어져서 떨어지고 뼈는 열기로 인해 타면서도 응답과 구원을 기다린다. 제목으로 삼은 만큼, 서사 전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텐데 1편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이리의 형제가 아동문학인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계속 나올 후편에서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온 세상 생쥐에게 축복을! 작은책마을 37
로이스 로리 지음, 에릭 로만 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모든 것은 축복받을 수 있대요.

근데 왜 생쥐만 안 되냐고요!

 

 그러게나 말이다. 왜 안 되는 걸까!

 언젠가 귀여운 햄스터 사진을 아빠께 보여드린 적이 있다. 햄스터가 무더위에 지쳐서 말랑하게 녹인 떡처럼 납작하게 퍼진 사진이었다. 아빠께선 쥐 징그러!”라고 하셨고 이건 쥐가 아니라 햄스터라고 말씀드렸더니 돌아온 대답은 햄스터쥐 징그러!”였다. 아빠 어린 시절에는 쥐가 참 많았단다. 잠을 자려고 방에 누워있으면 쥐들이 신나게 천장을 뛰어다니고, 어느 날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난리였다고 한다. 나야 게임에서나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거렸지만 아빠는 진짜 쥐를 잡느라 고생하시며 자랐을 것이다. 햄스터나 <라따뚜이>를 보면서 자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인식이지만 의 이미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훨씬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온 세상 생쥐에게 축복을!을 읽을 때는 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잠시 내려놔도 좋을 것 같다. 쥐덫을 비웃으며 치즈만 쏙쏙 빼내고 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성인들을 구분할 수 있는 힐데가르트는 성당 생쥐들의 영리한 리더이다. 힐데가르트에게는 이끌어가고 지켜내야 하는 219마리의 생쥐 식구들이 있고, 아기에게 최악의 시기에 또 아기를 낳은 생쥐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겁내는 시기는 동물 축복식이 있는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이다. 동물을 축복하는 행사가 있는데 왜 동물인 생쥐들에겐 위험한 시기일까? 축복을 받으러 사람들이 데리고 오는 수많은 동물 중에 고양이도 여럿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양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성당 생쥐들은 아슬아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분명 아무도 없을 시간이라서 지름길로 가려다가 예상치 못하게 사람과 맞닥뜨린다든가 둥지를 가꾸려고 수세미에 접근하다가 사람과 마주친다든가 하는 식이다. 성당 생쥐들은 방역 업체가 성당에 와서 많은 생쥐가 희생될까 두려워하며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 모습이 기발하기도 하고 재치 있기도 해서 푹 빠져서 후루룩 읽어나갔다. 다 읽고 나서 작가가 기억전달자를 쓴 로이스 라우리인 것을 알게 되어서 뒤늦게 반가움을 느꼈다. ‘에릭 로만의 그림도 참으로 사랑스러워서 절로 미소가 나오기도 했다. 주인공이자 성당 생쥐들의 리더인 힐데가르트는 너무 똑 부러지게 생기고 카리스마도 느껴진다.


 결국 방역 업체가 성당을 방문하게 되는데, 힐데가르트와 219마리의 생쥐들이 이 위기에 어떤 대처를 하는지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서평단 자격으로 받은 책이지만 시리즈로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가 웅진 모두의 그림책 46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는 한낮의 볕을 좋아했어.

아침이면 내 귓가에 바람을

, 불어 주었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4학년 생일선물이었다. 그때는 다른 이름으로 홍보했던 거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니 씨몽키 키트였다. 어린이 신문에 나온 광고를 보고 -당시 내 기준으로는-거금을 들여 받아낸 선물이었다. 신나서 설명서를 읽어보니 외국인이 쓴 관찰일지가 함께 실려있었다. 알이 부화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날짜별로 적혀 있었고, ‘OOOOO은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로 끝났다. 관찰일지를 읽고 나니 도저히 알을 부화시킬 수 없었다. 결국 그 키트는 친구의 생일선물로 보내버렸다. 나는 어릴 적부터 죽음이나 이별, 헤어짐을 공포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했다. 열대어를 기르면서 조금 무뎌진 것 같긴 하지만(R.I.P. 구피들아) 그래도 생명과 죽음을 소재로 하는 서사는 조금 힘들게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책 잘 가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원래 책을 읽을 때 별다른 정보 없이 읽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렇게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면 늘 당황스럽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러 동물의 이야기에 가슴이 점점 먹먹해졌다. 고정순 작가님은 인간들의 욕심 때문에, 이기심 때문에, 실수 때문에 죽어가는 동물들에게 따뜻한 사과와 고마움을 표하는 말들을 건넨다.


 책의 후반부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기억할게.’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힘 있고 단단하게 느껴진다. 기억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앞으로도 살아가며 인간들로 인해 스러져가는 수많은 생명을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지켜보며 잘 가라는 말을 전해야겠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 대를 위한 감정의 인문학 카페 - 우리가 밀어내려 애쓰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정수임 지음 / 팜파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쑥 나쁜 감정이 찾아오면요, 그건 잘 극복해야 하는 거죠?”

그늘진 자리에서 자라는 감정도 있어. 그리고 그것도 소중한 내 감정이란다.”

 

나는 요즘 힘들다는 사람을 위로하는 게 정말 힘들다. 예전에는 아이고 어떡하냐... 힘내...” “얼른 털고 일어나야지.” 이런 말들로 위로를 했는데 상담에 대해 알아갈수록 일단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해야 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감추거나 빨리 넘기려고 하면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잠시 감춰진 것이다. 언젠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부정적인 감정도 인정하고 마주해야 한다.

 

십 대를 위한 감정의 인문학 카페는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의 이름을 찾고 각 감정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회피, 슬픔, 불안, 죄책감, 수치심, 시기와 질투, , 후회와 같은 감정을 이야기하며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일깨워준다. 제목은 십 대를 위한이라고 되어있지만 십 대였을 때, 그리고 지금도 온갖 감정을 혼자 삭이며 숨겼던 성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보통 인문학 도서와는 다르게 아름이의 서사를 따라가며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소설 읽듯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단락마다 한모금의 대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감정에 관한 인문학적 정의나 설명을 덧붙여주는데 꽤 어려운 개념도 있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들도 있다. 독자의 수준에 따라 넘기더라도 아름이와 할머니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에서 어떤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한모금의 대화마다 음료가 하나씩 소개되는데 그 음료를 준비해놓고 함께 즐기고 싶은 책이다. 할머니의 따뜻하고 배려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아름이와 함께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농부 달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생일 때 과사무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일주일에 한 시간씩은 온실에서 일한 적이 있다. 온실에는 큰 화이트보드가 하나 있었는데 요일마다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그전까지는 식물이라 봤자 실내에서 화분에 기르는 식물만 접했었기 때문에 잡초가 그렇게 많이 잘 자라는지 몰랐다. 그리고 식물을 가꾼다는 것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초등학교에 발령받고 나서 교실 앞 옥상에 있는 텃밭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1년 내내 보게 되었다. 복도 너머 창밖에 널어놓은 시래기가 펄럭이고, 교장 교감선생님과 부장선생님들 모두가 함께 쭈그려서 고구마 순을 다듬으며 가끔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했지만 참 따스하고 즐거운 기억이다.

 

  내가 맛보기처럼 아주 일부만 체험했던 농부의 1년을 담은 그림책 농부 달력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는 책이다. 각 장을 넘길 때마다 빼곡하게 그려진 옥희 할머니와 영배 할아버지의 따뜻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져나갔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마침 진달래와 목련이 한참 피어나는 시기여서 농부 달력중 봄 부분을 학생들과 집중해서 읽었다. 농사를 지을 때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농부 부부의 먹거리, 입을 거리, 즐길 거리까지 담아내서 다큐 영화를 한 편 보는 기분도 들었다. 학생들이 집중했던 대목은 역시 먹거리 이야기 부분이었고, 내가 홀린 부분은 할아버지께서 할머니께 드릴 몸빼바지를 고르며 제일 고운 걸로 한 장 주쇼.”라고 말하는 대목이었다. 수채화로 느낌있게 그린 몸빼바지의 알록달록함이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고, 서로 챙기는 노부부의 모습도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어지간한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구매하는데, 농부 달력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보다는 한 권 집에 두고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나가기 좋은 그림책이다. 어린 조카들이 있는 언니네에 한 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채화물감으로 그려진 그림이 일단 매우 마음에 들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대화를 읽는 재미가 있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그림책을 만났다. 표지에 적힌 대로,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