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생쥐에게 축복을! 작은 책마을 37
로이스 로리 지음, 에릭 로만 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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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은 축복받을 수 있대요.

근데 왜 생쥐만 안 되냐고요!

 

 그러게나 말이다. 왜 안 되는 걸까!

 언젠가 귀여운 햄스터 사진을 아빠께 보여드린 적이 있다. 햄스터가 무더위에 지쳐서 말랑하게 녹인 떡처럼 납작하게 퍼진 사진이었다. 아빠께선 쥐 징그러!”라고 하셨고 이건 쥐가 아니라 햄스터라고 말씀드렸더니 돌아온 대답은 햄스터쥐 징그러!”였다. 아빠 어린 시절에는 쥐가 참 많았단다. 잠을 자려고 방에 누워있으면 쥐들이 신나게 천장을 뛰어다니고, 어느 날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난리였다고 한다. 나야 게임에서나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거렸지만 아빠는 진짜 쥐를 잡느라 고생하시며 자랐을 것이다. 햄스터나 <라따뚜이>를 보면서 자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인식이지만 의 이미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훨씬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온 세상 생쥐에게 축복을!을 읽을 때는 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잠시 내려놔도 좋을 것 같다. 쥐덫을 비웃으며 치즈만 쏙쏙 빼내고 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성인들을 구분할 수 있는 힐데가르트는 성당 생쥐들의 영리한 리더이다. 힐데가르트에게는 이끌어가고 지켜내야 하는 219마리의 생쥐 식구들이 있고, 아기에게 최악의 시기에 또 아기를 낳은 생쥐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겁내는 시기는 동물 축복식이 있는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이다. 동물을 축복하는 행사가 있는데 왜 동물인 생쥐들에겐 위험한 시기일까? 축복을 받으러 사람들이 데리고 오는 수많은 동물 중에 고양이도 여럿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양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성당 생쥐들은 아슬아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분명 아무도 없을 시간이라서 지름길로 가려다가 예상치 못하게 사람과 맞닥뜨린다든가 둥지를 가꾸려고 수세미에 접근하다가 사람과 마주친다든가 하는 식이다. 성당 생쥐들은 방역 업체가 성당에 와서 많은 생쥐가 희생될까 두려워하며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 모습이 기발하기도 하고 재치 있기도 해서 푹 빠져서 후루룩 읽어나갔다. 다 읽고 나서 작가가 기억전달자를 쓴 로이스 라우리인 것을 알게 되어서 뒤늦게 반가움을 느꼈다. ‘에릭 로만의 그림도 참으로 사랑스러워서 절로 미소가 나오기도 했다. 주인공이자 성당 생쥐들의 리더인 힐데가르트는 너무 똑 부러지게 생기고 카리스마도 느껴진다.


 결국 방역 업체가 성당을 방문하게 되는데, 힐데가르트와 219마리의 생쥐들이 이 위기에 어떤 대처를 하는지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서평단 자격으로 받은 책이지만 시리즈로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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