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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로봇 - 인간 세상에서 살아남기 ㅣ 꿈터 책바보 20
데이비드 에드먼즈.버티 프레이저 지음, 이은숙 옮김 / 꿈터 / 2021년 11월
평점 :
149쪽 인간은 누군가에게 로봇 같다고 하는걸 너무 심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라면 칭찬으로 받아들였을 텐데!
집밥을 칭찬하는 법: “꼭 식당에서 파는 것 같아요!”
음식점을 칭찬하는 법: “꼭 집밥 같아요!”
풍경을 보며 감탄하는 법: “한 폭의 그림 같네요.”
그림을 보며 감탄하는 법: “진짜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았네요.”
로봇을 칭찬하는 법?: “진짜 사람 같아요.”
사람을 칭찬하는 법?: “로봇처럼 정확하네요.”
AI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인공 지능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언더커버 로봇」은 여기에 재미난 상상을 곁들인 이야기다. 인간인 줄만 알았던 내 옆자리 친구가 사실은 인공 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이라면? 그저 SF영화에 나올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인공 지능이 예술작품도 창작하고 사람과 대화도 나눈다. 정교한 AI는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이야기는 그저 재미있는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에 그치는 것일까?
주인공인 로봇 ‘도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캣닙 교수’는 윤리와 철학을 많이 이야기한다. 입력한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라면 움직임이나 메커니즘에 집중하면 되지만 인간과 비슷한 행동과 생각을 하는 인공 지능을 만들기 위해서 그들은 ‘어떤 말과 행동이 인간다운 것일까.’라는 의문부터 시작해야 했을 것이다. 중간중간 이런 의문들을 담은 문장을 만날 수 있다.
143쪽 “그럼 그 사람들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선한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178쪽 하지만 난 인간에게 행복을 안겨 주는 게 무엇인지 여전히 궁금했다.
가볍게 읽으려면 정체를 숨기고 인간 세상에 잠입한 깜찍한 로봇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인가?’라는 인간 본질에 관한 질문부터, 슈퍼 콘텍트렌즈로 놀라운 능력을 (잠시나마)갖게 되었던 친구처럼 ‘우리의 신체가 로봇과 인공 지능으로 대체된다면 어디까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와 같이 앞으로 맞이할 미래에 관한 생각을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