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이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정진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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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움'을 색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바로 <금손이> 색일 것이다. 표지부터 한국 전통의 멋을 살린 그림책 <금손이>. 내가 진짜진짜 좋아하는 고양이가 주제인 그림책인데 그걸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정진호 작가님께서 쓰셨다니. <금손이>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 제 19대 왕 숙종과 그의 퍼스트캣(?) 금손이의 이야기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했던 임금과, 승하한 임금을 그리다 죽은 고양이의 사랑 이야기. 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 둘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수가 313만에 육박했다고 한다. 두수는 따지지 않고 반려동물 양육 여부만 확인한 조사였으니 반려동물 두수를 따지면 훨씬 큰 수치가 나올 것이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는 보완이 많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채 덜컥 가족으로 들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로 인해 벌어진 사고에 대한 책임은 파양이나 반려동물의 안락사로 이루어진다. 과연 그 반려인은 반려동물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줬을까.

반려동물들은 반려인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생존 욕구로 인한 것이든 반려인이 보여주는 애정과 호의에 대한 답이든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 모든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이야기가 금손이와 숙종의 이야기처럼 후대에 아름답게 전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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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코끼리가 산다 - 왜 사랑의 아픔도 겪어 볼 만하다고 하는 걸까? 다정다감 생활책 2
루시아 자몰로 지음, 김영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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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도저히 견디기 힘든 일이 있을 때 많이들 떠올리는 문장일 것이다. 너무나도 괴롭고 힘든 지금, 이 순간도 견디다 보면 지나가리라고. 본래는 ‘기쁜 상황도 지나가니 교만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사랑과도 참 잘 맞는 명언인 것 같다. 천년만년 지속될 것 같은 사랑도 파국을 맞이하거나 신뢰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 변한다. 실연의 아픔도 잘 버티고 다독이면 다시 사랑할 힘을 모을 수 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해서 두근거리는 감정이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깨진 사랑이든,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마음속에 코끼리가 산다」는 사랑과 실연의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랑’이라는 낱말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듣는 말이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낱말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사랑의 달콤한 이미지를 접하면서 사랑에 대한 꿈과 환상을 키우고 어른들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정작 어른인 나는 그게 첫사랑이었는지 그저 아름다웠던 추억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121.p 실연의 아픔은 오직 누군가를 사랑한 사람만이 겪을 수 있는 거야!
도전한 사람만이 실패도 경험하고 올라간 사람만이 떨어지기도 한다. 사랑의 아픔 때문에 그 사랑이 모두 없었던 일이 되었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지만, 아예 사랑해 본 적이 없는 사람과 사랑에 실패한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마음속에 코끼리가 산다」는 사랑과 실연의 아픔을 아직 모르는 이에게는 예방주사일 것이고 그 아픔을 아는 이에게는 흉터 자국을 보살필 수 있게 해준다. 실연의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전 연인을 마구 욕해주거나 시간이 지나면 별거 아니라는 조언을 하는 것보다 이 책을 건네주면 좋을 것 같다. 「마음속에 코끼리가 산다」를 읽으면서 나만 사랑 때문에 이렇게 아픈 게 아니라는 걸 알면, 일단은 덜 외로울 것 같다. 그리고 책에 나온 조언대로 이별 후의 아픔을 단계별로 인식하며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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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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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5학년 2학기에 고조선~6.25 한국전쟁까지의 역사를 배운다. 5학년 동안 배우는 게 아니라 ‘2학기에 배운다. 당연히 초등 수준에서는 역사의 자세한 내용을 전부 다루진 못하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며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정도다. 그래서 생략되거나 건너뛰는 부분이 많다 보니 역사를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사건의 집합으로 분절된 느낌이 들어서, 수업을 하다보면 추가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 학생들에게는 나중에 중학교 가면, 고등학교에 간다면 이후에도 계속 반복해서 더 자세히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지만 막상 가르치고 있는 내가 이건 중요한 부분인데...’, ‘이 내용은 꼭 알고 가야하는데...’하며 설명을 해주다 보니 진도 나가기 벅차다.

 

 「국토박물관 순례1을 읽으면서 지나간 역사 수업이 자꾸 생각나 아쉬웠다. ‘행복한김선생님의 역사 연수를 듣고 나서 사회 수업을 할 때 유적, 유물 자료를 보면서 진행했는데 이때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랬다면 내일모레 방학인 이 시점에서 아직도 대한제국이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는 시험과 자격증을 위한 역사 공부를 했기 때문에 머리에 오래 남지도 않고 역사가 정말 싫었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과 유물에 담긴 이야기를 기반으로 공부하다 보니 나름대로 역사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여전히 연도와 인물, 단체 이름은 못 외운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유홍준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경복궁 담장에 낙서를 한 102명이 잡혔다. ‘지인이 돈을 준다고 해서’, ‘관심받고 싶어서’. 그들이 경복궁의 담장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를 한 이유다. 많은 국민이 이에 굉장히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유홍준 선생님께서는 유적지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곳 문화재에 대한 주민들의 명확한 인식과 자부심이라고 하셨다(25.p). 내가 교직에 있는 동안 학생들 마음에 그 자부심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길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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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따라쓰기 인문학 소양을 기르는 하루 한 장 고전 필사
임성훈 엮음 / 시대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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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문학에서 '고전'이라고 하면 서양 작품이 많이 떠오른다. 그래서 몇 년 전에 고전 독서 모임에서 요즘은 <논어>를 읽는다고 하는 분을 만나서 적잖이 놀랐었다. 동양의 고전을 생각에서 아예 배제했던 것 같아 반성하고 나도 꼭 <논어>를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마음 먹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디 쉽던가.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2023년에 이르렀고 나는 여전히 <논어>를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만나게 된 <논어 따라쓰기>는 '이제는 좀 읽어라!'는 외침 같았다. 책 뒷표지에는 '손으로 쓰면서 마음에 새기는 /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수업'이라고 적혀있지만 배움에는 나이가 없으니, 하루 한 쪽 씩 따라 쓰면서 감탄하고 있다.


 <논어 따라쓰기>는 한자로 된 원문을 한 번 따라 쓰고 한글로 풀이된 뜻도 따라 쓸 수 있게 되어있다.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따라 쓸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좋았다. 그리고 각 문구에 맞는 '인성 질문'이 2개씩 있어서 아침 활동으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기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120개의 문구가 있고 학교 수업 일이 매년 190일 이상이니까 매일 아침 하나씩 쓰고 이야기 나누기 딱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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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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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철학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을 읽으면서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어떻게 자신을 변론했는지 따라가 보았다.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을 다루고 있기에 마치 희곡을 읽는 기분이었다. 법정에서 소크라테스가 배심원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고발인인 멜레토스도 등장하는데, 장황하게 변론하는 소크라테스에 비해 언변이 매우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도 달변가인 소크라테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역할인가 싶을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느낄 정도라면 과연 그곳에는 정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소크라테스가 처했던 상황이 이제는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명예로운 패배와 추악한 승리. 탈옥을 선택하지 않고 독배를 든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선택이 우리에게 더 오래 남는 이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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