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 미국 단편소설의 코드 - 예술 감상을 위한 미학 세미나
한동원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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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로테스크의 관점에서 미국 단편소설을 분석한

미학 세미나의 기록이다.

저자는

유명한 10편의 단편을 소개하고 있는데

간단한 줄거리와 작가의 의도, 사전 지식,

독자가 알기 힘든 부분까지도 보여줍니다.

너무 학술적으로 읽기보다는

재밌게 읽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해요.

특히 좋았던 부분은

'번역'에 관한 해설(?)이었는데요,

직역과 의역 & 분위기에서

어떠한 차이가 있고, 본문은 어떤 느낌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설명이 좋았어요.



에드거 앨런 포부터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까지

대가의 작품들로 훑어보는 그로테스크 소설의 역사

저는 '그로테스크한 단편집'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읽는 내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분석된 포인트를

제대로 느끼려면

온전한 책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부분만으로는 아쉽더라고요.

이렇게 해설적인 부분을 보고 나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은 10편의 단편 목록입니다.

1. 〈어셔 가家의 붕괴〉 ― 에드거 앨런 포

2. 〈누런 벽지〉 ― 샬롯 퍼킨스 길먼

3.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 셔우드 앤더슨

4. 〈흰 코끼리 닮은 언덕들〉 ― 어니스트 헤밍웨이

5. 〈에밀리에게 장미를〉 ― 윌리엄 포크너

6. 〈좋은 사람은 찾기 어렵다〉 ― 플래너리 오코너

7. 〈어디 가니, 어디 있었니?〉 ― 조이스 캐럴 오츠

8. 〈소녀〉 ― 자메이카 킨케이드

사잇길: 《빌러비드》, 《재즈》

9.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것들〉 ― 팀 오브라이언

10. 〈굿 올드 네온〉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미리 읽은 책이 하나도 없었는데

오히려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더 몰입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이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건

몽환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누런 벽지>입니다.



이렇게 해석되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내용을

모르고 봤다면 약간 기묘한 느낌만 받았을 것 같은데요

왜 작품을 썼는지 작가의 생각은 어떤지

작가와 작품의 관계가 생각보다 깊이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시대적 여성성이 어땠는지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종차별까지 보니까

더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 자아 I가

사회적 자아 one로 구별되어 가더니,

이제는 개인적 자아 I가

타자 other로 분열되는 것이다.

이것은 <누런 벽지>의 마지막에서

극적인 단계로 진행된다. _p49



제가 가장 호기심을 느낀 <누런 벽지>에 대해서만

대표로 소개했지만, 이미 읽은 분들이라면

무언가를 알게 되고 느끼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작품 하나를 이렇게 그로테스크한 시선으로

살펴보는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서술자의 의도라든지, 웃어야 할 부분에서

웃지 못하는 독자에게 알려준다든지,

코믹 스토리라고 소개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일가족 몰살이 나오는 이유라든지

지나친 해석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다양한 해석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단편 소설의 매력과 그로테스크함의 의미를

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의 시대가 많이 반영되다 보니

그때의 패션이나 종교, 가치관 등도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하나하나 만나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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