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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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코믹 스릴러쯤으로 생각하고 봤는데

마치 반전처럼

씁쓸하면서도 다소 잔인한 살인 소설이었다.

표지만 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까 봐

혹은

순한 맛을 기대하고 골랐다가

의외로 매운맛볼까 봐 경고하는 것이다.

결론은 재밌다.

끝까지 범인을 단정하지 못하고

결말엔 다소 의아한 엔딩을 보여주지만

책장을 덮으며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제일 혼란스럽게 했던 것은

가장 유력했던 용의자 두 명이 (A, B)

서로를 의심하는 말을 할 때였다.

A " 그거 아냐? 초등학생은 살인을 해도 처벌을 안 받아.

그런 애가 있어. 초등학교 2학년 때 네 살짜리

여자아이를 죽였는데, 경찰에 잡혔지만 나이 때문에

그냥 귀가 조치 받았다. 사람을 죽였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걔는 또 커서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까?

이미 맛을 아니까."

B "잘 아네. 그거 너냐?"

A (침묵)

_45P

-----------------------------

A "나는 항상 B가 찜찜했어. (중략)

그날은 B가 엄청 취했어.

그 새끼가 내 옆에 누워서 그러는 거야.

어떤 초등학생이 여자아이를 죽였다고.

그런데 초등학생이어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낄낄거리면서 그 얘기를 나한테 했어.

나중에 알아보니 그게 바로 B였어."

_326p


남편과 아이를 잃은 홍진은 정신분열증이다.

(잔혹한 가족사는 스포니까 패스하고)

그녀는 자신과 한때 함께 살았던 '소명'이라는

어린 소녀의 자살을 믿지 않는다.

반드시 살인범을 찾아 죽이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반전은

그녀의 몸이 매우 저질체력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죽은 소명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살인 계획은 누가 봐도 엉성하기만 한데

끝없이 생각하고 노력하고 도전을 한다.

이미 그녀는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기에.

아무런 생각도, 욕망도 가져본 적 없던 여자가

살인범을 처벌하기 위해 세상의 한복판에 뛰어들다.

한편

서화인은 경찰인데 과거 소녀를 살해한 범인을

잘못 오인하여 (감방에서 자살함)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진범을 찾는다 해도

이제 와서 진실을 밝히기엔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있어 반대에 부딪치자 홀로 찾는다.

(반드시 죽이겠다는 결심까지 한다)

범인은 연쇄살인마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중학생 소녀 3명...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홍진의 사정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믿어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인물은

홍진이 범인으로 낙인찍은 '이지하'이다.

그는 그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그래서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었다.

직장에 있던 딸 사진을 유심히 쳐다보던

매일 찾아오는 미친 여자(홍진)에게

뭔가 불길함을 느끼고 경계를 하다가

결국 그녀에게 납치당해 고문을 받게 된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칠수록 어둠 속으로 침몰하는 진실

복수의 칼끝은 과연 올바른 방향을 겨누고 있는가?

그 외 다른 반전 인물들도 있지만

이 세 사람이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엔 무기력한 홍진이 어떻게든 살인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였다면

중반엔 화인의 조언을 듣고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흐름으로

결말엔 이지하를 감금하고 고문하게 되는데

초반에 언급했던 다소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그가 진짜 범인 맞는가에 대한

대혼란이 밀려든다.

진짜 범인이 아니라면

이토록 극심한 고통의 고문을 받을 이유도

감금되어 죽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홍진'은 자신의 믿음에 금이 가고

'이지하'는 생의 마지막까지 억울함을 호소하고

'서화인'은 뒤늦게 이 모든 사태를 파악하게 되는데...

누구의 기억도 믿지 말 것!

김서진 작가의 다음 소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만큼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결코 가벼운 소설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재밌었다.


스포가 될까 봐

많은 내용을 언급하지 못한 게 아쉽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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